이 별의 겨울에 썼던 사랑의 시
-이창훈
당신으로 인해
내 인생의 겨울은 무척 따스했습니다
남들은 유난히 긴 겨울이라고 말하지만
저에겐 너무나 짧은 봄이었어요
사랑해 라고
부드러운 입으로 불어 넣은 숨결
언 손을 말없이 감싸준 벙어리장갑과 따스하게
당신의 목에서 흘러와 제 목을 휘감던 목도리의 살결
한 줌 잔인한 햇살에
제 육신은 너무도 쉽게 허물어져
남몰래 흐르는 눈물의 강을 이루었지만
그렇게 누구도 모를 바다로 흔적없이 사라지겠지만
발도 없이 폭설의 거리에 뿌리내린
입이 없는 이 미친 그리움은
결코 녹아 내리지 않아요
내내 첫눈을 기다리는 나무 하나
당신이 떠난 그 빈 자리 서서
앙상한 빈 가지 들어 허공의 목덜미를 어루만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