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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훈 Oct 14. 2023

허영자의 '아픈 손끼리'

이 별에서 읽은 위로의 시

아픈 손끼리

                                  -허영자




아픈 손이

아픈 손끼리 마주 잡는다


아픈 마음이

아픈 마음끼리 순히 겹친다


아픈 손이 

아픈 손 곁에서 쉬고


아픈 마음이 

아픈 마음 곁에서 낫는다


참말로 아픈 손

아픈 마음은


그래서 안 아픈 손이 되고

또 안 아픈 마음이 된다






'위로하려 하지 않는 그대 모습이 나에게 큰 위로였다'


허영자의 '아픈 손끼리'를 몇 번씩 소래내어 읽으며 눈을 감으니

권진아의 '위로'라는 노래의 가사가 웅웅~ 거리며 마음 속을 맴돈다.


'아픈 손'이 다른 '아픈 손'을 마주 잡는다고 해도

'아픈 마음'이 또 다른 '아픈 마음'의 곁으로 다가간다고 해서

아픈 이의 아픔이 반드시 나을 거라고 확신할 순 없지만


'아픈 손'이 말없이 다른 '아픈 손'을 지그시 잡는 순간에

'아픈 마음'이 소리없이 다른 '아픈 마음'의 곁에 다가가 겹치는 순간에

'위로'는 침묵의 물결로

아픈 이의 가슴에서 또 다른  아픈 이의 가슴 속으로 번지기 시작한다.


하루 일을 마치고 조용히 저무는 저 노을처럼

뜨겁지는 않지만 따스하게

슬프지는 않지만 쓸쓸하게

그렇게


진정한 위로는 

아픈 누군가의 마음에서 다른 아픈 이의 마음으로 부드럽게 흐른다.


그렇게 

내일의 해는 다시 떠오른다.




--'위로는 침묵의 물결로 누군가의 가슴 속으로 흐른다', Pixabay 무료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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