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에서 읽은 위로의 시
-허영자
아픈 손이
아픈 손끼리 마주 잡는다
아픈 마음이
아픈 마음끼리 순히 겹친다
아픈 손이
아픈 손 곁에서 쉬고
아픈 마음이
아픈 마음 곁에서 낫는다
참말로 아픈 손
아픈 마음은
그래서 안 아픈 손이 되고
또 안 아픈 마음이 된다
'위로하려 하지 않는 그대 모습이 나에게 큰 위로였다'
허영자의 '아픈 손끼리'를 몇 번씩 소래내어 읽으며 눈을 감으니
권진아의 '위로'라는 노래의 가사가 웅웅~ 거리며 마음 속을 맴돈다.
'아픈 손'이 다른 '아픈 손'을 마주 잡는다고 해도
'아픈 마음'이 또 다른 '아픈 마음'의 곁으로 다가간다고 해서
아픈 이의 아픔이 반드시 나을 거라고 확신할 순 없지만
'아픈 손'이 말없이 다른 '아픈 손'을 지그시 잡는 순간에
'아픈 마음'이 소리없이 다른 '아픈 마음'의 곁에 다가가 겹치는 순간에
'위로'는 침묵의 물결로
아픈 이의 가슴에서 또 다른 아픈 이의 가슴 속으로 번지기 시작한다.
하루 일을 마치고 조용히 저무는 저 노을처럼
뜨겁지는 않지만 따스하게
슬프지는 않지만 쓸쓸하게
그렇게
진정한 위로는
아픈 누군가의 마음에서 다른 아픈 이의 마음으로 부드럽게 흐른다.
그렇게
내일의 해는 다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