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에서의 사랑의 시
-이창훈
어떤 곳에서든 어느 시간이나
너는 여기 있는 사람
과거에 매달리지 않는다
오지 않은 내일을 기대하지 않는다
영원히 영원은 없다는 걸 알기에
함부로 차선을 바꿔 추월하지 않는다
함부로 세상을 넘어 초월을 꿈꾸지 않는다
벚꽃 폈다 흐드러지게 지는 저 대지 위에
지금 부는 바람에 팔 벌리는
한 발 한 발 꽃잎 진 땅 위
온 몸을 포개는 맨발의 쿵쿵거리는 가슴을
물음표의 귀를 통해 느낌표로 찍는
너는 여기 있는 사람
너는 영원히 사랑이라는 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