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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 Jun 01. 2023

대만 미식여행 -편의점을 털어라!

알쏭달쏭 궁금하고 신기한 재미있는 중화이야기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중화문화에 대한 갈증해소를 책임지는

지금, 중국의 시인의 정원입니다.


예고해드렸던 바와 같이,

중국을 넘어, 중화문화의 다양한 매력을

알려드리고자 최근, 대만 미식여행을

다녀왔는데요.


비슷하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흡사한

오묘한 대만의 매력을 흠뻑 즐기고 돌아왔습니다.


짧지만 굵은 취재를 통해

알차게 모으고 정리한 내용을 오늘부터

차례대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그 첫번째 미션은 바로,


"편의점을 털어라!" 입니다.





mission 1: 편의점을 털어라!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여행을 할때,

필수적으로 들러야 할 코스를 추천한다면

단연코 '편의점'을 꼽을 것이다.


한국의 그것과 달리, 중국과 중화권 나라의

편의점의 규모와 제품의 다양성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중화권의 편의점에서는

간편식부터, 음료, 주류, 과자 등

일상에서 필요한 각종 생필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기에

"한 나라의 편의점은 한 나라의 문화를 대표한다"

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 역시 이번 대만 미식여행에서

가장 기대한 스팟 중 하나가 바로 편의점이었고

미식 여행 내내 줄기차게 다닌 대만 편의점을 이용한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대만의 편의점은

필자의  상상 그 이상인 곳이었다.



음료 가짓수의 압도적 스케일
차 종주국의 위상을 충분히 드러내주는
풍부한 종류의 차 음료
믹스앤 매치, 변화와 혼합에 있어
종류와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는
중화권 문화의 특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무한변신의 캔맥주와 과자류까지



그야말로 대만의 편의점은

미식가들의 천국이었다.


그 매력은 어떤 모습일지,

 지금부터 하나씩 차근히 살펴보자.




1.  茶, 하면 대만이지. 섬나라의 茶부심







차 종주국의 위상은 중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만에서는 그 이상의 茶부심을 느낄 수 있다.


대만의 편의점을 방문하면

제일 먼저 음료코너의 가짓수와 방대한 스케일에

압도당하게 되는데,

음료 가짓수의 절반 이상이 모두

차를 활용한 음료이다.


한국의 편의점 음료 코너의

대다수가 커피음료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다.


차를 우려낸 물 이외에 어떤 것도

첨가하지 않은 담백한 찻물부터

차를 활용한 발효유, 차를 활용한 커피,

차와 차를 믹스매치한 혼합차류까지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가르쳐주지 않아도

"대만은 차의 나라이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곳이 바로

이곳 대만의 편의점인 것이다.


중국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눈길이 더 가는 부분은

일본 지배를 받았던 경험 때문인지

음식과 음료, 주류에 있어

일본식 뉘앙스가 적지 않게 스며들어 있다는 점이다


제품 포장지에 일본식을 뜻하는 日式을

전면 표방한다던가,

일본 음식과 음료의 느낌처럼

많은 첨가료를 넣지 않은

담백하고 청초한 느낌

심플하고 세련된 패키지 디자인의 차음료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지배의 경험이 아플만도 한데,

오히려 그 경험을 자기화 시켜

개성으로 소화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위엔추이 原萃라는 브랜드의 녹차는

일식의 담백한 녹찻물을 표방하는데,

대만인들 사이에서 꽤나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니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 있으신 독자분께서는

참고하셔도 좋을 듯 하다.





2. 맥주, 어디까지 먹어봤니?



중국의 느낌이 나면서도, 오묘하게

일본의 정제된 느낌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대만 맥주의 패키지 디자인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절로 갈증을 일게 하는데,


더 놀라운 사실은

대만의 편의점에서는

우리의 상상의 한계를 벗어난

다양한 믹스매치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茶부심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는

'우롱차 맥주', '히비스커스티 맥주'

버블티 종주국의 위상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선초 젤리 맥주'

맥주가 어디까지 상큼해질 수 있을지

도전하는 듯한

'토마토 자두 맥주'와 '라스베리 레몬 맥주'까지


대만의 편의점은

우리가 익히 들어온 '타이완 맥주'를 넘어

상상 이상의 '맥주의 맛'이 숨겨진 곳인 것이다.


오직, 18일간의 맛을 즐길 수 있는

타이완 생맥주도 맛볼 수 있으니

맥주 매니아 독자분들은 지갑을 두둑히 준비하시길!





3. 감자칩이 감자칩이지 요리겠느냐



소금과 후추만을 활용해

맛을 냈던 과거의 한국 감자칩과 달리

다양한 맛의 감자칩이 출시되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러한 감자칩의 변신이

사실은 중화권 문화의 도전과 시도를

한국이 벤치마킹한 결과라는 사실이다!


일전의 지금, 중국에서

이러한 중화권 문화에 대한 분석을 다룬 적 있다.


(궁금하신 분들은

하단의 내용을 참고하시라!)


https://brunch.co.kr/@poetgarden/15



앞에서 설명한 다양한 종류의

믹스앤매치 맥주에 이어,

기상천외한 조합의 감자칩 과자 역시

대만 편의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들큰매콤한 중식요리

마파두부와 감자칩을 연결하고

중국의 소수민족 위구르족의 향신료인

쯔란이 들어간

왕갈비와 감자칩을 어우러지게 하며

짭짤 시원한 관자조개볶음맛을

감자칩과 버무리는 행위는


결합과 복합, 혼합을 추구하며

그 속에서 효율성과 다양성을 맛보는

중국의 문화를 대만에서도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전의 지금, 중국에서 소개한 내용을

인용하자면,

맛있는 감자칩을 먹을 때
맛있는 음식맛도 함께 맛보고 싶다는
중국인들의 기회비용에 대한 경제관념이
그대로 과자시장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담백함을 무미건조함으로  
심플함을 재미없음으로 여기는 중국문화.   
이러한 사고방식은
첫번째 언급한 볶음 요리문화의 원류와
연장선상에서 해석해낼 수 있는 특징으로,
중국인들에겐 조화와 균형미보다   
다양미와 혼합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본성과 욕망이 내재되어 있고
그들의 혼합을 향한
상상을 초월하는 궁금증과 욕망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언발란스한 재료들을  
한 자리에 모아 하나의 음식으로 만들어내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료에
낯선 조리법을 혼합해  
자연스레 하나의 색다른 맛을 이루어내는
진풍경을 만들어 낸다고 볼 수 있다.




4.  중화권 사람들의 아침식사도 여기에서!




중화권 편의점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아주 기초적이고 간단한 중국식 아침식사를

판매한다는 것이다.


가장 흔하게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차딴 차예딴 茶蛋,茶叶蛋

이라고 불리는 음식인데

녹차, 홍차 등 찻잎을 진하게 우려낸 물에

계란을 삶아 먹는 것을 말한다.


찻물에 삶아 육질이 연하고

짭짤한 간이 베인데다 부드러워

에피타이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친구다.



보기엔 한국의 맥반석 계란과 흡사해보이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부드러움과 식감이

큰 차이가 난다.


맥반석 계란이 탄성이 높고 쫄깃쫄깃하다면

차예딴은 탄성은 적고 부드러우며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 식감이다.


계란으로 입가심을 한 뒤, 식욕을 돋구었다면

중화식 찐빵으로 본격적 아침식사를 하면 된다.


차예딴의 짝꿍으로 흔히 불리는

찐빵 '빠오 包' 역시, 중화권 편의점에서는

한국의 삼각김밥 만큼이나 다양한 맛을

맛볼 수 있다.


한국식으로 해석하자면

야채찐빵, 단팥찐빵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마라찐빵, 사천요리찐빵, 땡초찐빵,

흑임자찐빵 등이 있는 격이다.


이 중, 필자가 가장 추천하는 찐빵은 단연

'흑임자 찐빵'으로, 단팥찐빵으로는 충족할 수 없는

깊고 풍부하고 이색적인 단맛을 충족할 수 있는 맛이다.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독자라면

차예딴과 흑임자찐빵으로

하루 정도는 아침을 해결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차예딴의 이색적 식감과, 흑임자찐빵의 달콤함으로

여러분은 중국과 대만을 단숨에 사랑하게 될 지 모르니까.





다음시간에는

시인의 정원이 들려주는

대만의 미식 기행 2탄,

야시장을 털어라!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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