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무엇이 같고 또 다를까?
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한 "대만 미식여행"
그 두번째 시간은 바로
<여기가 바로 미식천국! 대만 야시장>편이다.
앞 시간에 이어
두번째 대만의 매력을 소개하고자 한다.
노상 거리에서 맛보는
중화권 길거리 음식의
압도적 스케일
대만에서만 먹을 수 있는
지역 특미 이색 음식까지
그야말로 미식천국, 그 자체인
대만의 야시장,
그 매력은 어떤 모습일지,
지금부터 하나씩 차근히 살펴보자.
필자가 중국에서 유학할 당시
몇몇 특정 지방이나
관광명소에서 만날 수 있었던 야시장과 달리
대만은 도심 곳곳에 야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일본 지배의 영향 탓일까, 대만은
중국에 비해 월등히 발달된 밤문화를 자랑하는데,
밤 문화가 그다지 발달하지 않은 중국에 비해
대만의 밤은 길고 또 화려하다.
어쩌면 한국 관광객들이
중국보다 대만을 더 친화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타이베이 안에서만 어림잡아
3-4군데의 야시장이
성행하고 있는데,
야시장이 너무 많아 어디를 가도 비슷하다
어디를 갈지 모르겠다 라는
우스개소리를 할 수 있는 것도
발달된 대만의 밤문화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야시장은 이름 그대로
'밤에 여는 시장'이라는 뜻인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식재료와 해산물을 파는 시장이 아닌
각종 별미와 지역 특색음식 등을
노상에서 요리해서 파는
일종의 '야밤형 먹자골목'
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이곳 야시장에서는
중국 대륙에서 자주 먹고 유명한
별미 음식부터,
대만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먹거리까지
그 갯수와 볼륨이 어마어마하고,
이곳을 찾는 인파로 인해
항상 뜨거운 열기를 뿜어낸다.
그야말로 눈이 휘둥그레지고
몸이 짜릿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뜻.
대만으로 미식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독자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야시장의 관전 포인트 세가지를
소개한다.
중국과 대만,
지역은 달라도 중화권 음식이라는
큰 테두리는 같다.
우리에게 마라탕이라는
인생먹거리를 안겨준
중국음식을 기억하는가!
대만 야시장에서도 우선 각종 식재료를
꼬치에 끼워 육수의 간으로
시원하게 먹는
마라탕류의 요리는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고
돼지고기 파말이,
취두부 등
중화권 기본 먹거리부터
고기 육수에
몸에 보약과도 같은 재료들을
넣어 한약처럼 고아 만든
팔보탕종류의 음식들도 쉽게
맛볼 수있다.
미식의 천국이라는 말이 부족할만큼
다양한 음식의 가짓수와
스케일을 자랑하는 야시장에서
단 하나 중화권 요리의 대표 맛을
느끼고 돌아오고 싶다면?
단연 로우지아모肉夹馍를 추천한다.
로우지아모는 살짝 튀긴듯한
밀가루 빵 속에
잘게 다진 뒤 특제 양념으로 간을 한
돼지고기와 약간의 신선한 양배추와
채소를 함께 넣어주는
중국식 햄버거로
쫄깃하고 고소한 빵의 식감과
부드럽고 짭짤한 돼지고기 소가 어우러져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중화권 국민 간식이다.
중국식 단짠의 정석,
중화권 간식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꼭, 야시장의 로우지아모를 드셔보시라.
참고 : 한국여행객들의 방문이 잦다보니
대부분의 노상 거리에서
간단한 영어로 소통도 가능하고
주문도 가능하다.
두려워하지 말고 용감하게 주문하시라!
대만의 야시장의 에피타이저가
중화권 간식과 먹거리였다면
본 음식은 바로 추어빙이다.
추어빙挫冰은 각종 재료 위에
곱게 간 얼음을 가득 부어
마치 산처럼 쌓아 먹는 대만식 빙수로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을 정도로
대만의 대표적인 별미이다.
일반적으로 추어빙은 흑설탕을
의미하는 헤이탕黑糖과 결합해
黑糖挫冰이란 이름으로 팔리는데
처음 그 비쥬얼을 봤을 땐 의아함이
들기 쉽다.
왠걸? 그냥 곱게 간 얼음을
산처럼 쌓은 뒤 흑설탕 시럽을
뿌린 것 아니야? 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겉모습만 보고 추어빙을 판단하면 오산이다.
추어빙의 진짜 매력은
추어빙을 만드는 순서에 있기 떄문이다.
일반적으로 간 얼음을 먼저 쌓고
그 위에 각종 재료를 얹는 한국식 빙수와 다르게
대만식 빙수 추어빙은 그 순서가 반대이다.
헤이탕추어빙을 주문할 때,
속 안에 어떤 재료를 넣을지
선택할 수 있는데, 팥, 콩, 망고부터
토란, 토란떡, 젤리, 심지어 푸딩까지
다양한 속재료를 미리 선택하면
그 속재료를 미리 그릇에 담은 뒤 그 위에
간 얼음을 부어서 만들기 때문.
헤이탕추어빙을 제대로 먹는 방법은 그래서
다음과 같다.
1. 흑설탕 시럽이 곱게 뿌려진 간 얼음을
먼저 에피타이저 느낌으로 조금씩 음미하며
갈증을 해소한다.
2. 얼음이 어느 정도 녹고 먹었다 싶었을 때쯤
뺴꼼 고개를 내미는 다양한 식재료를
간 얼음과 버무려가며 함께 음미한다.
3. 얼음이 거의 다 녹아 물이 되었을 때,
한국의 화채를 먹는 느낌으로 시원한 물과
재료를 함께 떠먹으며 마무리한다.
로우지아모와 헤이탕추어빙으로
배를 든든히 채웠다면
이제 신나게 놀아볼 차례다.
음식만큼이나 우리의 이목을 잡아 끈
대만 야시장의 숨겨진 매력이 있었으니
바로, 구슬 파친코 게임장이다.
귀여운 일러스트와 폰트의 간판을 보고
처음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임장인줄 알았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사행성의 위험을 최대한 낮춘
건전한(?) 파친코 현장이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엄청난 인파가 이 곳으로 모여들어
각자 손에 수십개의 쇠구슬을 쥐고
조이스틱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파친코가 그렇듯, 조작방법은 굉장히
간단하다.
3000원 가량의 돈을 내고
쇠구슬 30개를 받으면,
구슬을 동전처럼 집어 넣은 뒤
임의로 불이 들어오는 곳으로
본인이 넣은 쇠구슬이 들어올 시
그에 해당하는 배수만큼
쇠구슬을 돌려받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세상에 희망고문만큼 사악한 것이
없다고 했던가.
이 대만의 쇠구슬 파친코인 小时候弹球堂은
30개만 다 쓰면 자리에서 일어나자, 라고
생각하고 앉았다가
우연하게 2배, 4배 쇠구슬을 끊임없이
감질나게 얻게 되면서 절대 자리를
벗어날 수 없게 하는 마약과도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
어른들은 그렇다 쳐도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이런 사행성 게임에
노출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잠깐 들 수 있지만
대만에선 이 쇠구슬 파친코가
어린 아이들에게 아주 친숙하고
대중적인 게임 중 하나로 정착하고 있다고.
어찌됐건, 단순한 조작방법과
사방 팔방 먹을거리만 가득해
자칫 배부름 이후에 올 수 있는
지루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대만 야시장의
뺴놓을 수 없는 매력 아니겠는가!
대만에 들러 편의점을 들르지 않았다면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온 기분일 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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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들러 야시장을 가보지 않았다면
대만을 반쪽만 보고 온 것과 같다.
다음엔 어떤 대만미식여행의 매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다믕 편엔 대만 미식여행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대만식 이자까야
'러차오'편이 이어집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