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이해하고자
이유를 찾지 말라.
당신의 아픔이 아픔이 아니고
이유가 이유가 아니게 하라.
사실,
그 어떤 아픔을 이해하는 데엔,
이유는 처음부터 필요하지 않다.
아픔이 피어난 자리가
당신이라는,
그 순간이라는,
그 눈빛이라는,
그토록 지루하고 단순한 명제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아픔을 이해해야 할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이해란 기억이 흘려 보내는 물줄기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것이 어디서 흘러왔든
어떻게 흘러가든 상관없이
그대로 물줄기에 온 몸을 적신 채,
철 지난 감정이란 배낭을 메고
묵묵히 홀로 시간 속을 걸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뚜벅뚜벅 걸어가다
당신이란,
그 순간이란,
그 눈빛이란,
애초에 흐릿하고 차가웠던 그 이름들이
출렁거리고 거세었던 그 이유들이
내 이름 석자만큼 또렷해질 때,
뚜렷해지다 명확해지다,
다시금 빛나기 시작할 때,
내 지평선 저 너머의 마을 한 구석에
조용히 기억에 젖은 배낭을 묻고
돌아오는 것이다.
그리곤 눅눅했던 마음이
천천히 천천히 말라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다.
그리곤 투명해진 마음 위로
웃음 하나를 띄워보내는 것이다.
그러니,
아픔을 이해하려 이유를 찾지 말라.
대신, 그 이유를 보내주어라.
당신의 아픔이 아픔이 아니고
이유가 이유가 아니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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