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란 그런 것이다.

#8. 기다림과 기억사이

기다림이란 그런 것이다.

시간이란 웅덩이를 파 놓고

그것이 계속 깊어가는 지도 모르는 채

계속 가라앉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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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한 사람을 기다린다는 일은

그래서 고요하고

진한 것이다.


당신을 마중하느라

홀로 타고 있는 고기가

까맣게 익어가는 지도 모르는 것이다.


문득 떠오른 슬픔이나

문득 가득 찬 울음 같은 것들이,

기억들이 연기처럼 피어 오르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는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맵건

아프건 상관없이

온 몸을 다해 견디고

받아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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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당신을 기다리는 일은

종종 예상치 못한 무언가를 껴안게 되는 일이다.


원치 않는 기억까지

원치 않는 추억까지도

눈 앞에 생생하게 그려내

채색해보는 일이다.


기다림이란 그런 것이다

홀로 지글지글 타고 있는 불판,

그것과 함께 당신이 오기까지의 시간을

묵묵히 태우는 것이다.


그리곤 금방 도착한 당신을

조용히 피어 오르는 연기 속 기억에 태운 채

다시 배웅하러 일어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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