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일생을 통해
내 뱉고 싶었던
한마디가
사실은 "나" 라는
단 한글자 였을지 모른다.
당신은 자주 말을 더듬었다.
더듬다 더듬다
자주 길을 잃었고
침묵이 곧잘 길어졌다.
뱉어낼 수 없는 마음이 있다 했다.
가까이 갈 수 없는 언어가 있다 했다.
삼켰다 내 쉬는 한 숨 사이로
그 멋쩍은 웃음 뒷편으로
백년이 그냥 흐른다 했었다.
말하려다
말을 더듬는 순간이 있다.
말의 뒷모습을 지켜보려다
끝내 그 말을 넘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쫓아도 잡히지 않고
붙잡으려다
오히려 제 자리에서 발이 굳어버리는
그런 기억들이 있다.
그래서
말한다는 것은,
말하고자 애쓴다는 것은,
사실 종종 어색한 침묵과
멋쩍은 머뭇거림을 동반하곤 하는 일이다.
어쩌면,
당신도, 나도 모두
그랬을 지 모른다.
말하려던 순간보다,
말을 더듬었던 순간이,
발화의 시간보다,
그 시간을 애써 지탱하던,
침묵의 시간이 더 많았을 지 모른다.
우리의 뒷모습들은
모두 그랬을지 모른다.
말하려다 말을 넘지 못하는 순간이,
뱉어낸 단어보다,
끝끝내 곁에 닿을 수 없는 단어가
더 많았을 지 모른다.
그 말들을 잡으려다
그 속에 되려
갖힌 적이 더 많았을 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말을 더듬던
수많은 침묵의 시간 속에서
발화의 머뭇거림의 수많은 반복속에서
잊고 있었던 사실 하나를
떠올릴 지도 모른다.
어쩌면,
일생을 통해
내 뱉고 싶었던
한마디가
사실은 "나" 라는
단 한글자 였을지 모른다는,
"其实
通过一生
想说的词
是否就是我一个,"
내가 말하고 싶었던
내가 닿고 싶었던
유일한 언어가
내 이름 하나였을지 모른다는, 명제를
비로소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를 말하고
나를 이해하고
나를 손에 쥐는 일이
단어 하나 내 뱉는 일보다
말 한마디 건너는 일보다
어려운 것이었노라고
먼훗날, 기억할 수 없을 당신에게
기억나지 않을 당신에게
말해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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