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보내고 난 뒤
언제부턴가
가만히 휘파람을 부는 습관이 생겼다.
당신을 생각하고 또 떠올릴 때마다
그 마음이 모여 자꾸 무슨 말을
하고 싶어질 때마다,
나는
그저 입술을 동그랗게 말고선
당신을 향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짧고 경쾌한 숨소리 속에,
가사 없는 휘파람 속에,
그렇게 가두어버리곤 했었다.
어쩌면 그것이 내가
옅어져 가는 당신을
기억할 수 있는,
기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당신은 혼자 듣고 있으면 가벼워지고,
혼자 흥얼거리고 있으면 충만해지던,
하지만 함께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던 노래였다.
휘파람을 불던 내 입술 사이로
당신이 리듬이 되어 걸어오는 날이면,
내 밤은 오랫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떠도는 숱한 기억들과 함께
춤을 추었다.
휘파람도 휘파람인 것을 잊은 채
애써 제 몸 웅크려 가둬놓은
수많은 이야기들을
외투 벗듯 풀어놓곤 했었다.
그렇게 당신은 리듬이 되고
선율이 되어
내 방 벽을 꽤나 오랫동안
뛰어다니다 잠들었었지
그 춤으로
백년은 배부르겠다 싶었다.
그 흥얼거림으로
이생도 어쩌면 그다지
서글프지 않겠다 싶었다.
당신이 없는 자리에도
입술이 남아 꽃을 피운다.
그렇게 당신이란 노래를 부르려다
오늘도 그저 나는 휘파람을 내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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