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퍼즐 같은 건 잘 못 한다.
이리저리 생각하고 재고
정답을 고민하는 일은
나에게 항상 버겁고 무거운 일이었다.
허나,
만약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퍼즐을 내민다면,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덥석
손을 내민다면,
나는 하나하나 조각들을 끼워 넣어
맞추는 일 대신,
하나하나 조각들을 제 위치에
돌려놓는 일 대신,
퍼즐을 죄다 바닥으로 쏟아버리고
텅 비어버린 퍼즐 판에
나와 함께,
새로운 그림을 그리자고 말할 것이다.
그림에 갇혀 보이지 않았던
너의 세계를 그려달라 말할 것이다.
어쩌면 당신과 내 두 손에 들린
이 퍼즐은
정해진 그림을 복원시켜야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정해져 있는 그림마저도
버릴 수 있을 때,
그리고 당당히 나만의 조각을
끼워 넣기 시작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고
나에게 퍼즐은
그런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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