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덥석 손을 내민다면,

#12. 퍼즐과 그림사이






나는 퍼즐 같은 건 잘 못 한다.


이리저리 생각하고 재고

정답을 고민하는 일은

나에게 항상 버겁고 무거운 일이었다.


허나,

만약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퍼즐을 내민다면,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덥석

손을 내민다면,


나는 하나하나 조각들을 끼워 넣어

맞추는 일 대신,


하나하나 조각들을 제 위치에

돌려놓는 일 대신,


퍼즐을 죄다 바닥으로 쏟아버리고

텅 비어버린 퍼즐 판에

나와 함께,

새로운 그림을 그리자고 말할 것이다.


그림에 갇혀 보이지 않았던

너의 세계를 그려달라 말할 것이다.


어쩌면 당신과 내 두 손에 들린

이 퍼즐은

정해진 그림을 복원시켜야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정해져 있는 그림마저도

버릴 수 있을 때,


그리고 당당히 나만의 조각을

끼워 넣기 시작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고


나에게 퍼즐은

그런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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