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이해한다는 것은 마치
막다른 골목으로만 가는 길 같았다.
본 적 없는 표지판들의 뜻을 생각해내고
들어본 적 없는 이방의 말들을 추측하느라
나는 쉴 새 없이 바빴다.
그 어떤 풍경을 담을 틈도 없었다,
당신이라는 지도에서 그렇게
나는 자주 길을 잃었다.
익숙하다 여겼던 길에서
한 참을 헤매고,
방향을 쉽게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리는 일이 많았다.
왔던 길이 종종 희미해지고
앞에 놓여진 길이 수만갈래로 갈라질 때마다
잘못 든 길이 아닐까
의심하고 불안해졌다.
당신이라는,
도무지 해석할 수 없는
지도를 손에 쥔 채,
주저 앉아버린 적도 많았다.
마치 미로같았다.
어찌해도 맞출 수 없는 퍼즐 같았다.
돌아올 수 없는 어제 같았다.
하지만 사실,
나는 당신이
지도가 아닌
나의 나침반이 되길 바랐다.
당신의 웃음이 표지판이 되고
당신과의 기억이 내 앞에 놓여진
안전한 도로가 되어주길 바랐다.
그렇게 지도 없이도
불빛 하나 없이도
내 스스로 어둠을 헤쳐나갈 수 있게 해주길 바랐다.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막다른 골목에서
방향을 잃은 길 중간에서
주저 앉아 울던 그 순간,
미련하게 또 다시
당신이 떠오른 것도
그 때문이었다.
울음보다,
절망보다,
먼저 나를 붙잡은 것이
결국엔 당신이었던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어쩌면
당신은 나를 모르고,
나도 그곳을 모른다.
어쩌면
당신은 나를 영영 모를 것이고,
어쩌면 나도 이대로 평생
미로 속을 헤맬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길을 멈출 수 없다는 건 안다.
멈출 수 없는 이 발걸음이
나의 지도는 되어줄 수 없을 지라도,
누군가의 나침반이 되어줄 것임은 안다.
--------------------------------------------
*본 칼럼은 저작권 보호를 받습니다.
관심과 사랑은 소중한 댓글과 출처를 밝힌 공유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