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의 정원 Jul 16. 2018

중국여대생들이 양산을 꼭 쓰는 이유?

알쏭달쏭 궁금한 신기하고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중국에 유학을 간 필자를 포함,

대륙으로 유학을 온 수많은 외국유학생들은

여름이 되면 펼쳐지는 한 이색풍경에

묘하게 사로잡히곤 한다.


바로, 여대생들이 만들어내는


"양산물결" 때문이다.


사진1: 중국 여대생들의 여름외출 필수품, 양산. 뒷편에 얼핏 보이는 남학생들을 제외하고, 모든 여학생들이 양산을 들고 돌아다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중국 여성 여행자들이

여름휴가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마주치는 당혹스러움도

이것이다.


양산 쓰는 아가씨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요.

한국에선 왠지 양산을 쓰기가 민망해요.



양산이란 본디,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의

전유품이라 여기고


패션을 망친다는 이유로,

혹은 나이들어보인다는 이유로,

양산 사용을 비교적 꺼려하는

한국의 젊은 여성층과는 달리


중국의 여성들은

연령에 관계없이 모두들 양산을 즐겨 쓴다.

(오히려, 젊은 층의 사용비율이 더 많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특히 중국의 여대생들은

여름이 다가오기 시작하면,

너나할 것 없이

모두 양산을 쓰기 시작하는데,


피부가 검든, 희든

패션에 어울리든 말든 상관없이

중국여대생들은

여름날 외출시 양산 챙기는 것을

절대로 잊지 않는다.


여름날, 중국대학 캠퍼스를 방문하면,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린 뒤,

건물 입구로 양산물결이 폭포수처럼

쏟아져나오는 이색진풍경을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왜 중국의 젊은 여성층은

이토록 양산사용을 고집하는 것일까?


사진2: 너도나도 양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탓에, 여름날 중국대학캠퍼스에서친구의 얼굴을 알아보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 되었다.


1. 백옥같은 흰 피부를

미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중국인


시대가 바뀌고, 세월이 흐르면서

각 나라의 미인상도 바뀐다고들 하지만,

중국의 변하지 않는 미의 기준은 바로

"흰 피부"에 있다.


물론, 얼굴형과 눈코입 등의

세부적인 요소도 중요하겠지만

중국사람들이 미녀의 기준으로 꼽는

제1순위는 "백옥같이 흰 피부"이다.


중국인들이 아름다운 미모를 칭찬하며

빼놓지 않는 말이 바로

"타피푸 헌바이"(她皮肤很白)

(그 여자 얼굴 하얘)이다.


그러한 여성을 비유하는 말로

푸루닝즈肤如凝脂 [ fū rú níngzhī ]가 있는데,

직역하면 피부가 응고된 기름과 같다는 것이다.

 

즉, 기름이 굳어 하얗게 된 것처럼

매끄럽고 윤기나며, 희디 흰 피부가

아름다움의 기준이 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중국인들의 심미관을 반영한

재미있는 표현구도 있다.


이바이져 산초우一白遮三丑[ yībáizhēsānchŏu]가

바로 그것인데,


직역하자면, "하나의 흼이 세 가지의 못남을 덮어버린다.라는 것으로

"피부가 하야면 모든 것이 커버된다."라는 뜻이다.


그만큼 중국여성들에게 있어

뽀얀 피부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지속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즉 , 중국의 심미관에 맞춰

흰 피부를 지키기 위해서,

혹은 조금이라도 흰 피부를 가지기 위해서,

중국 젊은 여성들은

"양산쓰기"를 그토록 고집하는 것이다.


사진3 : 백옥같이 고운 피부를 뜻하는 "肤如凝脂"를 바이두에서 검색했더니, 관련 이미지로 서시, 판빙빙등 시대를 망라하는 각종 미인들이 검색되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2. 아무리 더워도 썬크림? 글쎄...


이러한 필자의 해석에,

"그렇다면 무겁고 번거롭게

양산을 들고다니지 말고

"선크림"을 바르고 다니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필자도 물론 같은 의문을 품은 적 있고,

현지 친구들에게 그러한 질문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중국여대생들은 "양산을 들고다니는 것"보다

"선크림을 바르는 것"이 더 귀찮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덧붙여, 어려서부터

선크림을 포함, 피부에 무엇인가를 바르는 것이

피부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을 줄곧 들어온 터라,

웬만해선 "썬크림"을 챙겨바르기 보다

양산을 챙겨 외출하는 것이 더 낫다,고

여기고 있었다.


사진4: 형형색색의 양산 물결은 중국의 여름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 중의 하나이다.


또한 주목해야 할 것은

이전 필자가 지금 중국 시리즈에서 언급한 바 있듯,

중국인들은 패션에 있어 주위 시선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젊은 여성이 양산을 쓴다고 해서

촌스럽다거나, 나이들어보인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중국 젊은 여성들은

양산을 사용하는데에 전혀 거리낌이 없고,

상대가 양산을 쓴다고 해서 특정한 눈초리로 보는 법도 없다.

오히려, 살인적인 더위에도 불구하고

양산을 챙기지 않은 상대를 기이하게 생각할 정도이다. 


(갈수록 더워지는 날씨와 강해지는 햇볕에

양산을 사용하고 싶지만

왠지 모르게 자신만 너무 "아줌마"가 되는 것 같다는

느낌에 사용을 꺼려하는 한국 젊은 여성들의 현실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심지어 교제하는 여성의 편리를 위해

함께 양산을 써주는 다정한 남학생들의 모습도

중국대학 캠퍼스 안에선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얼굴과 몸이 까맣게 타는 것은 싫은데

선크림 바르는 것 역시 싫은 여대생들에게

어쩌면 "양산"은 최고의 선택지였을 지도 모르겠다. 


양산 하나를 손에 듬으로써,

피부에도 좋지 않고 귀찮기만 한

썬크림도 안 바를 수 있고,

게다가 얼굴도, 몸전체도 햇빛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양산이란 그들에겐

더할나위 없는 일석이조 "굿즈"였던 셈이리.


그러니, 중국으로 여행을 준비하는 자가 있다면,


"지금", 현재의 "중국"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조금 색다른 경험을 위해,


중국대학 캠퍼스를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지.


그 곳 사방에서 출렁거리는

"양산물결" 속에서

"지금" 현재의 "중국"을

 마주하게 될 지도 모를테니 말이다.


오늘의 지금중국어 


햇빛이 강하다. 양산이 필요하겠어.
阳光很强,需要阳伞 
양꽝헌챵,쉬야오양산
yángguāng  hěn qiáng  xūyào yángsăn



*본 칼럼은 저작권 보호를 받습니다.

관심과 사랑은 소중한 댓글과 출처를 밝힌 공유로 부탁드립니다.


E.MAIL : poetgarden@naver.com 

(어떤 질문과 관심도 좋습니다. 댓글이나 이메일로 남겨주세요.) 


다음 이시간에는 중국인들의 이색여름보양식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전 08화 중국인에게 "밥먹자"는 말이 중요한 이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