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의 정원 Mar 12. 2020

중국사람들은 왜 신기한 음식을 좋아할까?

알쏭달쏭 궁금하고 신기한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2020년 1월 27일,

중국의 인터넷 신문

신징빠오新京报에는

이러한 제목의 기사가 게재되었다.



华南海鲜市场藏大量病毒:
该全面禁止野生动物交易了
화난해산물시장에
대량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

야생동물교역을
전면으로 금지해야할 때!


新京报讯(记者 夏洪凯 倪兆中)据中国疾控中心官网1月27日消息,武汉华南海鲜市场检出大量新型冠状病毒,并了解到该病毒来源于市场销售的野生动物,溯源研究工作取得阶段性进展。2019年12月31日,在武汉通报出现27例新冠肺炎病例当天,新京报记者曾探访华南海鲜市场,发现野生动物交易区卫生脏乱,恶臭弥漫,动物尸体以及内脏被随意丢弃。


신징빠오에 의하면

중국질병관리본부에서

1월 27일경

우한 화난해산물시장에서 대량의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


질병관리본부는

화난해산물 시장에서

585개의 샘플을 채취했고

PCR 검사를 통해 33개의 샘플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음을 발견했다.


양성 반응 샘플은

화난해산물시장 매장 중

22개의 가판대,

그리고 1개의 쓰레기 수집차에서

채취한 것이었으며,


그것들 중 93.9%(31/33)가

화난해산물 시장의 서쪽인

야생동물을 교역하던 곳에서

추출된 것이었다.


이는, 지난 시간

지금, 중국을 통해 언급한 바와 같이

(코로나19에 관한 첫번째 이야기는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s://brunch.co.kr/@poetgarden/172


코로나19의 근원이

화난 해산물 시장에서 교역된

야생동물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로 보여진다.


이 기사를 접한

독자 중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생각을

가질 수도 있을 듯 하다.


만약, 이러한 과학적 실험 결과를

우리가 충분히 믿을 수 있다면


코로나19가 아닌 앞으로

우리 앞에 다가올 코로나20,

코로나 21 등의

미지의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서라도


중국과 야생동물에 대한

일말의 이해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혹은, 동시에


야생동물을 포획하는 것,

그것을 통해 맛을 얻는 것이

중국인들에게 어떤 의미이길래?


하는 궁금증을 품게 된 독자도

적지 않을 것이라 추측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중국사람들은 왜
신기한 음식을 좋아할까?

 



1. 새로운 것이 좋아!

    '경험'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  




중국인들이 유달리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지금, 중국을

꾸준히 구독하고 있는 독자라면

조금은 익숙한 중국인들의

특성일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호기심은

단순히 어떤 사건이나 사람,

상황에 대한 관심을 넘어


'경험'에 대한

강한 욕구가 포함된다.


중국어에서

경험을 나타내는 조사

꾸어过가

듣다, 보다, 먹다, 하다, 등

다양한 동사와 결합해서

쓰이며 발전한 이유도

거기에 있고


경험주의자’민족이라

 볼 수 있을만큼

중국인들은

무엇인가의 경험 유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아가

그것이 자신과 타인을

구분지을 수 있는

주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새로운 '맛'에 대한

갈증과 욕구는

매우 강렬한데,


알려진 바대로

중국 사람들은

하늘에 나는 것은 비행기

땅을 누비는 것으로는 자전거

빼고는 다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식문화에 있어서

상상초월의 개방성과

도전성을 자랑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새로운 맛,

신기한 외관,

귀한 식재료로 만든

요리라면


높은 대가를 치르더라도

경험해보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이러한 맛의 경험에  있어

그들이 보여주는

대단한 호기심과

과감한 도전정신의 밑바탕에는

 흥미로운 사실 하나가 숨어있는데,


바로,

남이 먹어보지 못한 것

남들이 먹을 수 없는 것

그러한 맛을 느끼고 즐기는  행위가


바로

자신들의 가치를

높여준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2 .특별한 음식을 먹으면

특별한 내가 된다.


중국인들에게

'식사'는 우리의 상상보다

매우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지난 지금, 중국 시간을 통해

언급한 바 있다.


'밥'을 사고, 또 대접을 받는

행위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견고한 관계 지랫대 역할을 해주며


동시에

중국인들에게 '목숨'보다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체면'세워주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 많은 사람들이 

진귀한 음식을 먹는다'

라는 인식이 있다.


흔히 중국인들이 말하는

'체면'을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능력 등을

의미한다고 친다면


신기하고 새로운 음식

귀하고 특별한 음식을 먹는 것은

곧 타인의 시각 속에서

'부유한 '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주고


그와 동시에

나의 '체면 세우기'에

크나큰 일조를 하는

행위인 셈인 것이다.



중국인들이 식당에서

손님에게 식사 대접을 할 때

종업원들에게

가장 많이 묻는 말 중에 하나가


"뭐 좀 특별한 것 있습니까?"

" 有什么不同的吗?

라는 사실,


그러한 질문을 받은 종업원이

가장 많이 하는 대답 역시


"이것은 아주 귀한 겁니다"

 ”这是很珍贵的“

라는 사실이


이러한 문화적 관념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대지는 너무나도 넓고

사람들의 경제 수준도

천차 만별이라


부유한 사람들이

진귀한 식재료로

음식을 먹는다 하더라도


일반 서민들은

그러한 형편이 되지 않을 때가

많았을 터.


그래서

진귀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서민들이

새로운 맛, 신기한 맛을

얻는 통로로 생각해낸 것이


바로,

동네 뒷산에 뛰어노는 동물들,

야산에서 포획한 동물들,

남들이 쉽게 얻을 수 없는


'야생동물'을 통해

맛을 얻는 행위였다.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일지라도

쉽게 포획할 수 없는

야생의 동물들을

맛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기에


서민들에게 이러한

야생동물을 통한 맛의 경험적 행위는

부유층과 자신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심리적 만족기제가 되어주기에

충분했던 것.



3.  5.4 신문화 운동이 가져온

    생명경시 현상



동물 수렵을 통해

식량을 얻어온 것은

우리 인류 역사의

일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연구하며, 우리가 목도한 것은


그것을 넘어 인간이 행한

'무분별한' 야생동물의 살육과

그것에 대한 욕망아니었을까.


신기한 맛

특별한 맛을 추구하는

중국인들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한다 치더라도


뒷산과 야산에서

볼 수 있는 들짐승을 넘어

천연기념물, 보호종까지

우리가 마땅히 지키고

보호해야할 야생동물이


인간에 의해 죽고

맛경험의 대상으로 교역되고 있는

중국 화난 해산물시장의 현실은


필자에게

큰 경각심과

반성적 사고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대체 왜 중국에서는

무분별하고 무자비한

야생동물의 교역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앞에서 언급한

중국인들의

경험적 욕망이라는

문화적

이유를 제외하고


혹시 그 이면에

또 다른

이유가 존재하지는 않을까?


너무나 궁금해졌다.






우선 그 연유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고대부터 근대까지

중국인들의 삶을

관통하는 한 믿음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敬畏鬼神天地


신과 하늘, 그리고 땅을 섬기라.


이러한 믿음은

자연스레 인간에게 닥쳐올

미래에 대한 불안과 함께


자연을 경외시하는

전통사상으로

자리잡게 되었는데


1919년 중국 역사상

주목할만한 사건 하나가 발생하면서

중국인들의 삶은 그것으로부터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환이 된다.


바로,


5.4 신문화 운동이다.


五四新文化运动




5.4신문화 운동은
우리에게 소설가로 잘 알려져있는

루쉰鲁迅과 함께

천두슈 陈独秀를 비롯한


지식인들이 반제국주의를 주창하며 벌린

문화운동을 일컫는다.


그들은

민주정신과 과학정신에 입각해

진취적인 문화 창조를 강조하며


문학, 유교, 문자 등의

개혁을 통해

이때, 종교, 예법, 논리,

예술, 종교, 문학 정치 등


전통이라 불리던 중국의 숱한

문화 도덕 윤리를

타파하자고 주장했는데,


인권신장과

사상개혁이라는 측면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동시에

민주와 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중국과 역사를 함께 했던

숱한 전통문화가

타파해야  '미신'이라

불리며  속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자연을 경외시하고

만물을 소중히하고

함께 복을 빌며 살아간다는

敬畏鬼神天地의 믿음 역시


이러한 54운동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중국인들의 삶 속에서 사라져갔고


동시에

중국인들에게

자신의 행위를 제어하거나

반성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도덕적 장치로서의

역할도 해주지 못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그 이후로

하늘과, 땅을 섬기고

신을 두려워하던 중국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하늘도 무섭지 않고 天不怕

땅도 무섭지 않은  地不怕

무소불위의 존재가 되었다는

착각으로


소중한 생명을

배를 부르게 하고자 하는 욕심 口服之欲

새로운 맛을 탐하고자 하는 욕망

채울 수 있는 도구로만

여기기에 이르렀는 지 모른다.


(코로나19의 중간숙주로

거론된 '천갑산'은 다름아닌

멸종보호종인 야생동물이다.)




4.  바이러스, 현대판 역병의 경고


2012년 12월 중국.

탐험가探索者라는 인터넷 잡지에

흥미로운 기사가 게재되었다.


제목은

"왜 인류는 야생동물을 학살하는가?"였는데


기사는 당시 인터넷상에

화제가 된 사건 하나를

예로 들며 인류의 잔혹함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고 있었다.


2012년 10월 22일,

사천성에 거주하는 한 남성의

사진이 그 주인공이었는데,


그는 사진 속에서

갓 박피를 한 듯한 원숭이를 들고

만면의 미소를 띄고 있었다.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듯한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했을 원숭이와


아픔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듯

 행복한 남자의 모습은

누리꾼들의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관련 사진은 너무도 잔혹하여

 인용하기 어려웠음을 밝힌다.

 사진을 보기 원하시는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라!)


https://tech.ifeng.com/discovery/special/slaughter-wild-animal


기사에 따르면

그후,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온라인에서 한 동영상이 화제가 되었는데,


《奢华美丽背后的残忍》

<사치스러운 아름다움에 가려진 비극>이라는

이름의 파일이었다.


그 동영상에서는

인간이 아름다움, 혹은

어떤 자신의 신체적 욕망을 위하여

동물에게 가하는 각종 가학 행위를

보여줌으로서


인간이  어느정도까지

동물에게 잔인해질 수 있는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해주었다.


동영상 속의 라쿤, 수달, 여우 등은

학살을 당하거나

신체의 일부분을 강탈당하는 동안


매우 고통스러워했고

죽지 않기 위해 발버둥쳤으며

살기 위해 소리를 질렀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자신에게서 떨어져 나간

털을 바라보는 동물의

뒷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과연 무엇인가"


라는 원초적이고도 반성적인 질문을

하게 만들었다 라는 평을 내놓았다.



사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역사적으로 비추어볼 때,


우리는 역사적으로 

다양한 역병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경향신문 선임기자

이기환은 자신의 칼럼

'흔적의 역사'에서


계속되는 기온의 상승

자연생태계의 파괴로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

각종 기상이변을 낳고


그러한 기상이변이

굶주림과 위생불량과

더불어 면역력의 저하를 부추겨

전염병 창궐로 이어진 경우가 숱했다.고 저술했다.


실제 과거의

소빙하기를 맞이했던 명나라와

조선의 역사가 그러했다.


코로나19에 관한

두편의 콘텐츠를 만들며

필자는 많이 고민했고

많이 아팠으며

많아 슬펐다.


그리고 한동안

씁쓸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만약,

앞에서 언급했듯

우리가 앞으로도


5.4 운동 이후

'하늘과 땅'을 무서워하지 않게 된

중국인들을 막지 못한다면,


지구를 파괴하고

자연을 훼손하고

생명을 경시하는

지금과 같은 인류의 과오를

꾸준히 범한다면,


이기환 기자의 말처럼

앞으로 우리를 고통에 빠뜨릴 것은

 "‘코로나19’가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바이러스'라는 말은

'자연의 신음'과


'역병'이란 말은

'자연의 경고'와 다름 아닐까?


코로나19의 발병이

현재의 경종이 되고,


지금의 어려움이

훗날의 타산지석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본  콘텐츠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오늘의 지금 중국어 

天不怕, 地不怕,
我什么都不怕!
[tiānbùpà,debùpà,wǒshénmedōubùpà]
하늘도 땅도 무섭지 않아. 난 무서운게 없어!!!

*본 칼럼은 저작권 보호를 받습니다.

관심과 사랑은 소중한 댓글과 출처를 밝힌 공유로 부탁드립니다.


E.MAIL : poetgarden@naver.com 

(어떤 질문과 관심도 좋습니다. 댓글이나 이메일로 남겨주세요.) 


이전 05화 중국인에겐 당연한 일, 우리에겐 글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