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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 Jul 09. 2018

중국사람들은 왜 그렇게 체면을 중시할까??

알쏭달쏭 궁금한 신기하고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중국이라는 나라에 한번이라도

관심을 가져본 적 있고,


중국 관련 뉴스나 서적,

혹은 영화나 드라마 등의 매체를 통해

중국에 관한 소식을 접한 적 있는 독자라면,


이런 말을 한 번 쯤 들어본 적 있었을 것이다.


    중국인은 체면을 매우 중시한다.


사진1: 중국인들에게 체면이란 목숨과도 같은 것이다.



그리고, 필자의 지인들 중에서도 간혹

중국문화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러한 질문을 하는 이가 적지 않다.


"중국 사람들은
왜 그렇게 성대하게 결혼식을 하는 건가요?"

"'미엔즈'문화라는 게 있다는데
대체 그게 뭐죠?"
"중국친구한테 식사초대를 받았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많은 음식을 주문해서
깜짝 놀랐어요.
한편으론 낭비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원래 중국 사람들은 이렇게 손님대접에 과하게 신경쓰나요?"


그래서, 준비했다.

알쏭달쏭 중국문화이야기, 지금 중국 33번째 시간,


"중국사람들은 왜 그렇게 체면을 중시할까?" 이다.



1. 체면, 미엔즈 문화란?


필자가 수 년간의 중국생활, 그리고

중국친구들과의 토론을 통해

느끼고, 깨달은 중국의 특성중 하나는,


중국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대해

매우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여성들의 화장유무, 남성들의 패션센스,

옷차림의 세련도 같은 외모적 판단을 이르는 것이 아니다. 

부디 오해마시라.)


그들은 친척이나 친구 관계에 있어,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한다.


도덕적으로도, 인성적으로도

또한 재력적으로도, 가정적으로도

상대에게 "그럴듯한" 인상으로 남기를

원하는 것이다.


(타인에게 웬만하면 비판이나 지적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이유도 이 지점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을 보기 원한다면

 https://brunch.co.kr/@poetgarden/64글을 참고하시길.)


그들은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상대에게 비춰질 자신의 "좋은 모습"과

자신에게 비춰지는 상대의  "좋은 모습"을

서로 비교하면서 자라왔고,

자연스레 타인과의 비교에서

뒤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누가 누구보다 잘 산다더라

누가 누구보다 더 낫다더라

하는 이러한 비교의 생각들에 대해

매우 신경을 쓰면서,

다른사람들이 자신을 "그럴듯하게"봐주길

바라게 된 것이다.


설사 그것이 사실이 아니거나,

포장된 것이라 이미지라 할 지라도,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모험을 감수하면서라도

상대에게 그렇게 보여지고 싶어한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중국의 "체면(미엔즈:面子)문화"이다.



사진2: 중국인들은 자신의 체면을 지키는 일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2. 곧 죽어도 체면을 버릴 순 없어!


중국사회에서는

"타인에게 보여지는 자신이 곧 자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체면을 중시한다.


중국사회에서는

이렇게 "체면"을 너무 중시하는 나머지

자신의 경제적 능력은 안되면서

타인에게 비춰지는 이미지를 위해

돈을 많이 쓰는 사람을 이르는 말도 있다.


打肿脸充胖子[ dǎ zhǒng liǎn chōng pàngzi ]


즉, 못난 놈이 허세를 부린다는 말이다.


필자의 지인인 중국인 张(27)씨는,

중국인들의 이러한 습성이

아마도 자신에게 가지지 않은 것을

오히려 상대방에게 인정받기를 바라는,

일종의 열등감 때문일 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자신 스스로도 어떠한 부분이 못나다는 걸

알면서도, 죽을힘을 다해 그럴싸하게 보이고

싶어하는 데서

나온 행위, 즉 "허영가득한 자존심"의

반영이란 것이다.


이를 비유한 성어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死要面子活受罪[ sǐ yào miàn·zi huó shòu zuì ]

즉, 곧장 죽어도 양반이 곁불은 안쬔다는 말로써,

자신의 보여지는 이미지를 위해,

그 어떤 고통까지도 감수한다는 의미이다.

사진3: 과도하게 성대하게 치뤄지는 결혼식 역시도 체면문화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3. 내용은 중요하지 않아!

    겉치레 행정을 만든 체면문화



우리가 흔히 매체를 통해 듣고, 보게 되는

중국인들의 지나치게 호화로운 결혼식,

상상을 초월하는 높은 금액의 혼수,

생활수준에 비해 턱 없이 높은 축의금,

이 모두 어떤 의미에서 말하자면,


자신의 능력과 상황과 관계 없이

"타인이 나를 그럴듯 하게 봐주길 바라는 과한 욕망"이 반영된

 문화적 산물이라 볼 수 있다.

(중국어로 이러한 이들을

타이아이미엔즈러太爱面子了[tài ài miànzǐ le]라고 말한다.)


중국에서 무슨일을 하던, 어떤 건물을 짓던

대단히 크고 화려하게 꾸미는 경향 역시도

사실 이러한 "체면문화"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을 지 모른다.


중국사회에서는 그러한 것을

形象工程 겉치례(이미지) 행정[ xíngxiàng gōngchéng ]이라고 부르는데,


사진4: 내실보다는 형식과 절차를 따지는 이미지행정으로 인해 서민들이 받는 불편함은 말할 수 없이 많다.


즉,타인에게 비춰질 이미지를 위해

무리하게 투자하여 건축을 하는 것,

내실의 유무와는 관계 없이 우선 겉모습을

화려하게 번듯하게 만들고자 하는

속빈강정의 행정스타일을 지적한 말이다.


필자가 중국 생활을 통틀어,

친구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에 하나도

역시 이"형식이 중요해"形式重要 xíngshì hĕn zhòngyào라는 말이었다.


필자는 졸업을 준비하면서,

실용성과 너무나 동떨어진

형식을 위한 형식같은 행정절차를

몸소 겪은 적이 적지 않았다.


또한, 주변 경관의 어울림은 상관 않은 채

과하게 포장 되고, 치창된 건물들의 외관을 보며

강한 의구심을 품은 적도 많았다.


하지만, 필자의 이러한 질문에

중국친구들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단지 자조섞인 목소리의 이 한마디,

"다, 보여주기식 인거지 뭐"都是形式嘛[dōu shì xíngshì ma]였다.


즉, 내용이야 어찌됐건,

우선 남에게 보여지는 것,

그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의미인 것이리라.


하지만, 이러한 "체면문화"가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사회에서 간과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체면문화"가

중국사회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관계 유지의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사진5: 체면문화는 중국사회 내에서 관계유지를 가능케 하는 핵심적 요소이다.



4. 체면은 관계유지의 핵심 



필자의 또 다른 지인인 중국인 李씨(26)는

중국 사회란,

서로가 서로에게 체면을 차려주면서

관계가 유지된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즉, 서로의 체면을 챙겨주는 것은

상대에게 자신에게 있어서  

상대가 관계를 유지할 만한,

그만한 가치를 가진 사람이다라는

뉘앙스를 풍겨주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서로가 서로를 대우해준다는 분위기는

대부분의 중국사람이

자신의 인간관계를 유지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그러한 행위를 중국어로는

게이미엔즈,给面子[ gěi miàn‧zi ]라고 한다.

"얼굴을 주다"는 뜻으로,

상대의 체면(면목)을 살려준다는 뜻이다.


중국사회에서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는

"체면을 차리는 것"만큼

"체면을 살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사진6: 성대한 상차림으로 손님을 대접하는 습관 역시 일종의 체면문화라고 할 수 있다.


중국 학자 스위즈의 말처럼,

"돈으로 감정의 깊이를 재고,

돈을 많이 쓸수록 정이 깊어진다고 여기는" 중국인들이, 

친구를 초대하여 인원수에 걸맞지 않을만큼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의 음식을 주문했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호의를 표현한 것이자, 동시에

자신의 "체면"을 위해서 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내가 당신에게 이만큼의 식사를 대접할 만큼

당신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표시하는 것이다.


대접을 받은 사람은 반대로 식사를 초대한 사람의

"체면을 살려줘야 하는 입장"이므로,

식사를 즐기되, 적당한 선에서

"다 먹지 않고 남겨야 한다".


쟁반을 비우는 것은,

중국인들에게 대접한 음식이 모자랐다는 뜻으로 해석되므로,

식사를 대접한 상대의

"체면을 살려주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깎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이러한 문화를 몰랐을 당시,

지인들의 식사초대에서 한국식의 "예의"를 갖추느라,

 열심히 그릇을 싹싹 비웠다가,

끊임없는 추가주문과 

지인의 "난색"을 참아내야 하는 고통을 받은 적 있다. )


사진7: 돈을 쓰는 만큼 인정도 쌓인다는 중국의 사고방식은 상대와 내가 지속적으로 경제적 지출을 하며 관계를 견고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아마도, 중국의 이런 체면문화가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거나,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한국사회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목격한 바 있다고 느끼는 독자도 있을 터.)


"과도한 체면차리기 욕망"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거나, 현실과 동떨어져 사는

삶의 태도는 분명 경계해야할 것이지만,


비단 상대에게 "그럴듯한" 인상으로 남기를

원하는 그들의 욕망의 표현을 넘어서,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매개체로써의

역할을 하는 중국의"체면문화"는,


이방인인 우리가

중국을 이해하고, 중국사회에 적응하는데에 있어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할 문화임은 분명한 듯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중국 사회에 이러한 "체면문화"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인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며,

사람마다 그 문화를 중시하는

경중의 차이는 분명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중국인을 향한 무조건적이고 공격적인

편견과 불만 대신,

이러한 문화의 기본적 이해를 갖추고

중국을 공부하거나,

중국인 친구를 대하는 것이 어떨까.


그렇다면 문화차이로 인한 오해나, 

불미스러운 상황의 발생을 조금이나마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지도 모를테니까 말이다.


*오늘의 지금 중국어 

그 사람, 체면 너무 차려~
他太爱面子了.
타 타이아이 미엔즈러.
[tā tài ài miànzǐ le]

*본 칼럼은 저작권 보호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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