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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 Sep 18. 2018

중국인들은 왜 짝퉁을 좋아할까?

알쏭달쏭 궁금한 신기하고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중국어를 가르치고,

중국문화를 알려주는 일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중국"에 관한

여러가지 질문을 받게 된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중국인들은 왜 그렇게 모방을 좋아하나요?

이었다.



사진1: 중국은 '풍부한 모방력?)' 때문에 '짝퉁의 나라'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다.



우리가 주지하고 있듯,

중국은 실로 대단한(?) "모방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좋고, 전도유망한 상품을 발견하면

놀라운 기술력(?)으로 그대로 복제해낸다.


이제,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한

중국의 전자기기 회사 "샤오미"가


그것의 치솟는 인기에도 불구하고,

자국민들에게서 조차,

"애플을 모방한 흔적이 적나라하다"는

비판적 목소리를 들어야했던 이유,


아직도 중국을 방문하는 일부 여행객들 사이에서

"짝퉁시장"이 "지나치면 서운할"
답방 필수코스로 자리잡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위 말하는 명품짝퉁 중에, 특A품은

중국에 다 있다, 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의 모방력은 이미 상당한 경지에 오른 듯 하다.)


사진2: 아직도 중국의 많은 상점에서는 100위안 짜리 지폐를 일일히 위조감정을 한 뒤 받는다. 



물론, 이런 지치지 않는 "모방"의 역사는

오늘날의 중국을 만든 힘이었기도 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겠지만,


이렇게 그칠 줄 모르는 그들의 "모방사랑"은

"짝퉁의 왕국"이라는 민망한 별명을 얻게 만들었고,

이는 "메이드인 차이나"라는 말과 더불어

자국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 것도 사실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꽤나 궁금해진다.


그렇다면 왜, 중국인들은 이토록
'모방'을 추구하게 된 것일까?
이 [짝퉁의 나라', '모방의 천국'에서
'중국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짝퉁'의 활개에
그들만의 대처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1. "모방"은 일종의 "민족성"이다.


사진1: 한 떄 국내에서 대히트를 친 알로아베라 수분크림을 모방한 상품들이 중국에서 유통되고 있다.


중국사람들은

본디 안정성을 추구하는 민족이다.


시도와 도전을 통해

새로운 무엇인가를 창조하기 보다,


이미 "완성되어 있는", 그래서

시장성이 어느정도 "확보된" 것을

모방하는 방법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에 더 익숙하고, 능숙하다.


그것이 서구와 선진 아시아 국가들을

당장 넘어서지 못하는 그들이 가지고 있고

또 내세울 수 있는 효과적 능력이자,

당연한 무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 때문일까.

실로, 중국은 사회 곳곳에 자리잡은

"모방품","짝퉁"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편이다.


한국의 프랜차이즈보다 더 진짜 같은

"짝퉁" 프랜차이즈들과

한국의 예능프로를 모방해서 만든

"유사" 프로그램들이 대륙에서 꽤나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런닝맨, 무한도전, 나는 가수다, 복면가왕 등..)


사진2: 중국의 짝퉁만들기 기술은 상상을 초월한다. 아주 흡사하게도, 조금만 흡사하게도 만들어낼 수 있다. 짝퉁이지만, 그 자체만으로 이미 하나의 브랜드 의식이 있는 셈이다.


중국인들의 이러한

"관대함"에는 중국 사회 깊숙하게 자리잡은

체면 문화도 한 몫을 한다.


이전의 지금 중국에서 다룬 바 있었듯,

일부 중국인들에게 "체면"은

자신의 목숨과도 맞바꿀 만큼 중요한 무엇이다.

 

자신 스스로도 어떠한 부분이 못나다는 걸

알면서도, 죽을힘을 다해 그럴싸하게 보이고

싶어하는 데서 나온, "허영가득한 자존심"의

반영인 것이다.


중국인들의 "체면"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다음을 참고하시라.

https://brunch.co.kr/@poetgarden/66


사진3: 중국의 짝퉁시장은 체면문화와 결합하면서 견고한 입지를 다지게 되었다. 



중국의 경제성장속도는

무서울만큼 빨라지고 있고

그만큼 자국의 빈부격차 역시 커지고 있다.


이러한 놀라운 사회발전과

체면문화가 결합하면서,


고급 제품을 소비하고 싶지만,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위 “상위계층문화의 추종자”들이

자연스레 생겨나게 되었다.


이런 소비모방문화는

그들로 하여금, 자신이 구매하는 것들이

설사 명품, 그리고 진품이 아니다 하더라도,

그것이 주는 심미적 가치를 "비슷하게"라도

누릴 수 있다면,

그것이 "짝퉁"이어도 상관이 없다고 여기게하고,


신상 "짝퉁"을 살 지언정,

중고"진품"을 사지는 않겠다는

독특한(?)구매심리를 낳게 했다.


이것이 아마도

국가에서는 많은 "짝퉁"근절

프로그램과 시책을 공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내에 "짝퉁"시장이 줄어들지 않고,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가 되어주는 것일지도.


2. 진짜 빼고 다 가짜인 세상!

     당신도, 진짜임을 증명해야 한다!



사진4: 중국에서는 비단, 물건만이 짝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신분증 위조는 그 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인 짝퉁사기에 속한다. 


중국에서는

비단 명품만이

"짝퉁"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신분증, 화장품, 음식, 분유, 기차표, 화폐까지

일상 곳곳에서 "짝퉁"은 활개를 치고 있다.


실상이 이러다보니,

중국사람들은 본격적인 일처리에 돌입하기 전에,


이 자료가, 이 상황이, 더 나아가

이 일을 처리하고자 하는 당신이,

"진짜"임을 "증명"해내고 나서야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다는

묘한 암묵적 동의가 생겨나게 되었다.


"짝퉁"에 대한 의심이

물품이나 사건에서 더 나아가

심지어 "나 자신"에게까지

미치게 되어,


사진5: 중국은 '자신'마저도 '진짜'임을 증명해내야 하는 나라이다.



나도 "가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내야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된 것이다.


특히, 신분증, 공문서 등의

위조 상황은 매우 심각해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든 졸업장과 수료증,

주민등록등본 등의 증명서는

모두 "공증"이라는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이렇게 모든 상황에서 모든 것들을

"증명"해내고, "공증"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다보니, 중국인들의 일처리는

더더욱 느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알 것이다. 중국에서 간단한 서류하나를

처리하는데에도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이러한 답답함이

단지 중국인들의 만만디문화만으로

빚어진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쩐더마 真的吗? (진짜야?)

커이츠마 可以吃吗啊?(먹어도 되는 거야?)

넝샹신마 能相信吗? (믿을 수 있는거야?)


중국인들이 습관적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많이 쓴다는 사실은,

이렇게 모든 것을 의심해야만 하는 사회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3. 진품을 가려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



사진6: 칭다오 맥주의 짝퉁버전들, 묘하게 닮았지만 또 다르다.



물론, "짝퉁"을 원하고,

꾸준히 소비하는

사람들도 존재하겠지만,


직접적으로 "건강"과 직결되는

"짝퉁"제품의 소비에 관해서는

중국인들도 우리만큼

강한 불신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짝퉁"이 가져온

대표적 폐해 사례로

2008년 벌어진 분유파동

(2008年中国奶粉污染事故)을 들 수 있는데,


사진7: 수만명의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짝퉁 분유 사건은 중국사회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중국 역사상 아주 중요하게 꼽히는 짝퉁사기사건이다.


당시 三鹿集团라는 회사가

인공적인 합성을 통해

공업용으로 사용되는 물질인 멜라민이 들어간

분유를 유통시켜,

 

그로 인해, 네 명의 유아가 사망하고,

5만 3천 명의 유아가 신장질환을 얻었다.

(이 사건으로 피의자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 이후,

중국인들의 자국 생산 제품에 대한

의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그 중에서도 식재료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하게 되었다.



사진8: 수많은 짝퉁 중에서 진품을 가려내려면 눈을 번쩍 떠야 한다. 대충 봐서는 구별이 쉽지 않다. 위 사진은 중국의 유명과자 브랜드 왕왕의 진품과 짝퉁.


특히, "과연 대도시에서 유통되는 식자재를 믿고

섭취할 수 있는가?"하는 문제는

오늘날에도 그치지 않는

중국인들의 화두 중 하나이다.


(일례로, 시골에서 상경한 필자의 중국인 친구는,

대도시에서 유통되는 음식을 믿을 수 없다며,

3년간, 상하이에서 파는 육류요리를 거의 먹지 않았다.)


그래서 과도한 광고보다,

지인들의 추천, 믿을만한 인맥을 통한

물품 구매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중국인들의 "해외직구분유"에 대한

무조건적 사랑의 이유가

어렴풋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사진9: 육안으로는 어떤 것이 진짜 분유인지 가려낼 수 없다.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의 상품을 불신하는 이유이다.


이렇게 "진짜"와 "가짜"를 도저히

육안으로는 분간해낼 수 없는데다,

"가짜"가 가져올 폐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중국인들은


보다 "진짜같은" "짝퉁"이 활개를 치는 만큼,

더욱더 다양한

"진품구별"방법을 발명해내게 되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짝퉁구별" 도구는

QR코드 스캔방법이다.


사진10: 짝퉁 나라 중국에서는 위조 상품과 진품을 구별할 수 있는 식별방법으로 QR코드 스캔을 제안한다.


이는 특히,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해외 화장품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법으로,


화장품 박스나, 본체 옆면에

진품인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를 붙여놓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간단하게 QR코드 스캔을 통해

자신이 산 물품이 정품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스캔하면, 자동으로

회사에서 만든 정품인증사이트로 이동한다.)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했던가.


이렇게 만든 QR코드까지 진품과 똑같이 모방해

판매하는 놀라운 "짝퉁"들이 하나 둘 씩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면서, 이 방법의 효력 유무에 대한

논란 역시 거세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진품 확인 사이트를 방문하는 방법인데,

品防伪码联盟" 즉,

중국 화장품 위조방지연맹"등의

공식 사이트를 방문하여, 각 브랜드가 제시한

방법을 따라 진품확인을 하는 것이다.

사진11: 중국인들의 '모방'에 대한 '너그러움'이 존재하는 한, 짝퉁과의 전쟁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각종 신원확인 서류를 넘어,

카드신분증까지 위조하는

사건이 많이 보도되면서,


정식 발행 신분증을 가려내는

특수 기계까지 발명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진품 확인 사이트,

QR코드 스캔,

진품 확인 기계 발명 등

국가의 여러 대책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모방"에 대한 "너그러움"이 존재하는 한,

"체면"에 대한 수요가 있는 한,

"모방소비"에 대한 욕망이 생겨나는 한,


"짝퉁"과의 전쟁은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 지금 중국어


이거 먹을 수 있는 건가요?
这个能吃吗?
저거능츠마
[ zhège ]  [ néng ][ chī ] [ ma ]



*본 칼럼은 저작권 보호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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