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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 Feb 14. 2019

중국인에겐 당연한 일, 우리에겐 글쎄...?

알쏭달쏭 궁금한 신기하고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누군가에겐 당연한 일이

누군가에겐 이해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지는 것.


누군가에겐 무례한 일이

누군가에겐 삼시세끼를 챙겨먹는 것처럼

무신경하게 느껴지는 것.


어쩌면

서로 다른 나라의

각기 다른 문화를 공부한다는 것은

이러한 생각의 차이를 이해하고

갈등을 조금씩 극복해나가는 일이 아닐까.


지금, 중국 51번째 시간은

'비매너 중국인, 알고보니 이유있더라'에 이어

우리에겐 다소 받아들이기 어려운 그들의 행동을 통해

중국문화와 사회의 특성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고자 한다.



1. 그대로 놔두세요.

    치우는 건 당신 몫이 아니에요.



사진1: 패스트푸드전문매장 맥도날드에서 손님이 남기고 간 접시를 치우고 있는 매장 직원.


중국을 단 한 번이라도 여행해 본 독자라면,

여행 중 패스트푸드점에 단 한 번이라도

들러 본 독자라면

한국의 패스트푸드점에 들린 중국 관광객과

마주쳐 본 독자라면

보았을 것이다.


자신이 고른 메뉴를 자리에서 먹은 뒤

그릇과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그 자리를 유유히 떠나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필자는

본인이 먹은 자리를

본인이 치우고 가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니냐며

그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푸념하는

친구들을 여럿 만난 적 있다.


하지만, 그들의 이런 '당당하고도 당연한 태도'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을.


사진2:  중국의 맥도날드엔, 내 자리를 치워주는 점원이 있다. 그러니 마음껏 먹고, 당당하게 나오라~!



음식 주문과 서빙, 식사 후 처리까지 손님이

직접 하는 한국의 패스트푸드점 문화와 달리,

중국의 프랜차이즈 매장은 셀프가 아니다.


중국의 패스트푸드점에는 테이블을 정리하고

청소하고, 심지어 서빙까지 해주는

점원이 따로 있다.


메뉴가 패스트푸드일 뿐,

운영방식은 일반 음식점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중국인은 자신이 스스로 먹은 자리를

치우고 가는 것은

'오히려' 점원의 할일을 '빼앗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까지 '자신들이 해준다면',

그들이 이 곳에 고용될 이유가

없어진다는  생각에서다.


사진3: 필요 이상의 점원을 고용하고 있다고 비난받는 중국의 패스트푸드매장.


하지만 문제는

매출이 다르고, 방문하는 고객의 수도 다른

각각의 패스트푸드점포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이러한 인력들을 고용하고 배치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고용된 점원들이

방문하는 손님보다 많아

할 일을 찾지 못하고 매장 안만 어슬렁거리고 있는

웃지못할 광경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이를 두고,  패스트푸드 매장 운용필요인력에 비해

과도하게 많이 배치된 점원 인력들을 보며

국가 채용률을 높이기 위한

'겉치레식 행정'이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2. 니땅 내땅이 어딨어?

   옷은 바깥에 말려야 제 맛이지!



사진4: 중국의 옛 거리에선 대중이 함께 사용하는 도로에 개인 빨래를 널어놓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 도시

베이징과 상하이의 작은 골목

후통(胡同)과 농탕(弄堂)을

여행하다보면,

조금 놀라우면서도 신기한 광경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너나할 것 없이

자신의 거주지 바깥에

속옷과 옷가지들을 줄줄이 널어놓은 것.


중국의 다세대 주택은 그것의 구조상

베란다가 돌출되어 외부인에게 가감없이

노출되는 형식이라


주거지를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이 어떤 색깔의 속옷과

어떤 모양의 속옷을 좋아하는지 한 번에 알 수 있다.


가족 사이에서도 서로간의 내의 노출을

조심스러워하는  우리들은

"왜 개인의 옷가지들을

외부에 말리는걸까?"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중국인들은

그러한 행위를 딱히 '부끄럽다'거나

'민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진5: 상하이의 오래된 골목 '농탕'에서는 줄줄이 널려져 있는 빨래 더미를 손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행위를 연유를 찾기 위해서는

중국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데,

필자는 중국인들과의 취재를 통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이유를 추려낼 수 있었다.


첫째, 비가 많이 오는 남방지역에선

햇빛이 나는 날, 밖에 널어두는 것이

빨래를 가장 손쉽고 빠르게 말리는 방법이다.


상하이를 주축으로 한 남방지역은

지역특성상 비가 자주 온다.

비오는 날이 잦고 습기가 많아

쉽게 옷가지에 곰팡이 생기거나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평소 햇빛이 나기만 하면

바깥에다 빨래를 널어두게 되었다는 것.


하지만

중국 대표적 남방지역인 절강성과 상해시에서

7년간 대학과 대학원을 수학한

중국인 황모양(28)은 조금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했는데


바로,

"공적공간과

사적공간의 구분 의식이 강하지 못한

중국인의 특성”을 지적한 것이다.


그녀는


중국은 인구가 많기에
자원이 한정적이고 어떤 상황에서든
물자사용에 있어
격렬한 경쟁을 견뎌야 한다.


면서, 그러한 이유로 인해


자신이 그 경쟁에서 가장 큰 이익을 누리고자 하는 심리가 빨래를 말리는 행위까지 전해져 내려온 것 같다


 고 설명했다.


즉,햇빛에 말리면서

살균의 효과를 노리려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기후의 영향으로 쌓인 빨랫감을

소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자연스레 집안이라는 사적 공간을 넘어

밖이라는 공적 공간의 침범을 시도하게 되었다는 해석이다.


그리고 그것이 보편화되자,

별다른 사회적 반감없이

하나의 일상적 문화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둘째, 공적공간의 빨래말리기는

일종의 개인의 경제적, 사회적 상황을

타인에게 알리는 도구로 작용한다.


누구나 볼 수 있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적공간인 도로, 혹은 건물 밖.


이 공간에서 자신의 내의를 비롯한

옷가지를 널어두고 말리는 행위는

중국에서는 곧, 당사자의 신변변화를 자연스레 알려주는

효과를 가진다는 것.


상하이에서 중학교 선생님으로 재직하고 있는

이모양(27)은,


고급 내의를 바깥에 내놓은 사람은
부유함을 가졌음을 의미하고
영유아의 기저귀를 바깥에 말리는 사람은
그 집에 새로운 가족구성원이 생겼음을 알려준다.


중국이라는 특수한 사회를 설명했다.


즉,

공공장소에 빨래를 너는 행위가

단순한 빨래라는 행위를 넘어 일종의

'과시'의 한 종류라고도 읽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실제 중국의 작은골목 농탕을 배경으로

작품을 쓰는

유명 소설가 왕짠헤이의 소설에는

이렇게 빨래널기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소시민의

심리에 대한 내용도 많이 묘사되어 있다고.



3. 결혼만큼 이혼도 중요해!

    결혼하면 결혼증!

    이혼하면 이혼증!



사진6: 중국에서는 결혼할 때에는 결혼증을, 이혼할 때에는 이혼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중국에는 한국에는 없는

두 가지 신분증이 있다.


바로, '결혼증'과 '이혼증'이다.


중국에서는 결혼을 하면 '결혼증'이 생기고

이혼을 하면 '이혼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나의 결혼과 이혼에 대한 이력이

모두 하나의 증명서로 남게 된다는 뜻이다.


결혼의 유무, 이혼의 유무는

결국 이 '결혼증'과 '이혼증'의 유무로

판가름 나게 된다.  



사진7 :중국에서는 필요하다면 결혼증과 이혼증 요구를 상대에게 제시할 수 있다.


왜 이러한 법률이 생긴 것일까?


결혼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혼을 한 이력까지 하나의

증명서로 들고다녀야 한다니?


결혼은 경사로 치지만

이혼은 아직도 다소 쉬쉬하는 경향이 있는

한국의 문화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에도 중국 나름의 이유가 있다.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의 '혼인빙자'와 비슷한

'이혼사기'가 더러 발생하기 때문.


필자가 기억하건대, 중국 유학시절

애청했던 중국의 대표적 고민상담 라디오

"예원의 무엇이든지 말해보세요"에서는


하루에도 수십통의

"'이혼'했다고 접근했는데 알고보니

상대가 '기혼자'였어요."라고 하는

사례전화가 왔었다.


그만큼, '이혼빙자'를 일쌈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또한, 혼전동거가 자연스러운 중국에서는

상대가 어떠한 사람인지

확실하게 파악이 되지 않은 채

위험부담이 큰 동거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꼽을 수 있겠다.


중국에서는

교제 도중 동거를 시작하는 커플들도 많고

결혼식을 따로 올리지 않고

동거를 먼저 시작하는 '실혼' 관계의

부부들도 적지 않다.


동거율이 높은만큼,

상대의 결혼과 이혼 이력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혼전동거는 자연스레

여러가지 부수적인 리스크를 수반할 수도 있기에


중국에서는 결혼을 한 두 사람도

이혼을 한 두사람도

확실히 법적 증거를 남길 수 있게

'결혼증'과 함께

'이혼증'이라는 것을 발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문화에서는

다소 황당한 일이겠지만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남녀 간의 교제에서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부분이 상대에게

발견될 경우,


바로 이  '이혼증'을 보여달라고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그러니 '이혼남'의 구애로 고민에 빠져있는

지인이 있다면

혹시나 돌싱을 자처하고 고백을 해오는

중국인 상대가 있다면

자신있고 당당하게 이렇게 물어보시라.


그들에게는 무례하거나

황당하게 비춰지는 행위가 아닌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므로.


이혼증 먼저 보여줄 수 있나요?

 

사진8: 결혼증에는 두 사람이 한 프레임 안에 함께 찍은 사진을 쓰지만, 이혼증에는 혼자만 나온 사진을 쓴다는 점은 흥미롭다.



*오늘의 지금 중국어 

나 이혼했어~
我离婚了。.
진짜? 너 이혼증 좀 보자.
真的吗? 离婚证给我看看
wǒlíhūnle。zhēndema?líhūnzhènggěiwǒkànkà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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