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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 Mar 28. 2019

 중국인 말을 그대로 믿으면 안되는 이유

알쏭달쏭 궁금한 신기하고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한국 사람의 말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동사가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한국어의 어순 때문에

한국사람이 말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말을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는 뜻이다.


'아 진짜 시원~하다'


만약 물리학적으로 온도가 낮은 상황에서

쓰이는 '시원하다'라는 표현이 

한국문화에서는 '개운하다', '편안하다'라는 말과

동일하게 사용된다는 것을 모른다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외국인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꽤나 흥미롭고 설레는 일이지만,

상대언어의 특성과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종종 난감한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지 모른다.






중국문화 역시, 중국어 역시 그렇다.


한 번쯤은 중국인 친구와 대화하고

그들의 문화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는 독자가 

보다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지금, 중국이 준비했다.


우리가 아는 만큼 오해를 줄일 수있고

우리가 이해한 만큼 혼란을 피할 수 있는

'중국사람말을 그대로 믿지 않는 방법!' 이다.


* 이번 화는 

아직 중국어를 본격적으로 배우지 않았거나,

중국어 학습 기간이 짧은 독자들의 보다 

쉬운 이해를 위해, 짧은 에피소드 형식의 

이야기를 먼저 첨부한다.



1.  考虑一下 한 번 생각 해볼게.

     = 미안해. 안될 것 같아.




A씨는 광동성에서 유학 생활을 마친 뒤, 광동성 현지의 의류회사에 취직을 했다.
한국인이라는 장점을 살려 해외영업파트로 입사했지만, 최근 자신에게 맡겨 진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큰 실수를 해 진급 대상자에서 누락되고 말았다.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한 A씨의 잘못이 하나 있다면 바로 
거래처 직원의 말을 '너무나 철떡같이 믿었던 것'이었다. A씨 회사에서 주문한 물품의
요구사항을 변경해달라고 하자 상대 거래처직원이 '한 번 고려해보겠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이 말을 '그대로 믿었다'가 낭패를 본 것이었다. '한 번 고려해보겠다'는 말이 
완곡한 거절의 표시였다는 것을 안 것은, 그 후로 몇 번의 실수를 더 경험하고서 였다. 



실지로, 위의 상황은 

중국에서 첫 사회생활을 한 유학생들이,

혹은 중국으로 사업확장을 시도한 한국의 사장님들이

실무에서 자주 겪는 에피소드 중 하나이다.


중국어로 카오뤼이샤 考虑一下 는 

'한 번 생각해보다', '한 번 고려해보다'라는

뜻으로 직역되지만, 


현실에서 중국인들은 이 말을

'거절의 의도'를 표시하고자 할 때 사용한다.


표면상으로는 '생각하고, 고려할 시간을 달라'라는

일종의 대화가능성의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비춰지지만

중국인들 입에서 저 말이 나온 순간

이미 그 사안은 '거절'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






이는 문화적으로 '직접적'이고, '정확한' 거절의 의사를

상대에게 표현하는 것을 꺼려하는, 중국의 문화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실지로

중국 사람들은 사업적인 사안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거절의 의사를 그 자리에서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을 지양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상대의 '체면을 살려 줌'과 동시에

나의 '체면도 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체면에 죽고 사는 중국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s://brunch.co.kr/@poetgarden/66


중국사람들은 상대에게 거절의 의사를 표현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난처하고 민망한 상황을 

최대한 피하고자 한다. 


거절을 당하는 상대방이 난처하지 않고

상대를 난처하게 만들지 않는 자신에 대한 높은 평가를

유지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

바로 이 '완곡한 거절의 의사표현 방법'인 

생각 좀 해볼게요. '카오뤼이샤考虑一下' 였던 것.


이미 이러한 문화에 익숙한 중국인들은

카오뤼이샤考虑一下라는 말만 들어도

'아, 싫다는 뜻이구나,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차선책을 강구한다.


하지만

이에 둔감한 외국인들은

생각 후에 알려 줄 긍정적 결과를

철썩 같이 믿고 기다리는, 웃지 못할 상황을

종종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 글을 지금, 중국의 독자들이여!

지금, 눈 앞에 있는 중국인이 '카오뤼이샤'를 외쳤다면

대담하게 원하는 것을 포기하라.

그리고 '생각'도 '고려'도 필요하지 않을만큼의

매력적인 카드를 준비하라!



2. 美女~ 어이, 거기 미녀 ! 

    = 저기, 주문할게요~




평소 중국과 중국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B씨, 한국에서 6개월 간 중국어를 공부하고
야심차게 생애 첫 중국 여행을 떠났다. 그가 선택한 곳은 세계 금융의 중심지 상하이! 
동방명주를 끼고 펼쳐지는 아름다운 야경과, 이국적인 거리에 매료되어 한참을 여행을
즐기다 보니 슬슬 허기가 졌다. 맛집 어플을 뒤져 유명 음식점을 찾고 있는데 어디선가
현지인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어이 거기 미녀 아가씨~뭐 떨어졌어.'  
지갑에서 무엇인가를 흘린 모양이었다. 그런데 세상에. 지금, 저사람 설마 나를 부른 것인가? 
분명 '미녀'라고 했는데,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던 자신의 미모가 중국에서 통하나 싶어
B씨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가까스로 찾은 유명 음식점에 앉아 주문을 하려는데 
이게 왠걸?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리 '어이 미녀 여기좀 봐봐요~ ', '미녀 아가씨!'
놀란 B씨는 이토록 많은 미녀가 어디에 있나 싶어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 어느 곳에도 B씨의 눈에 '미녀'라고 불릴만한 여자는 보이지 않았다. 


위는 중국으로 첫 여행을 떠난 여행자들이

주로 겪는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상해, 소주, 항주 등의 유명 관광지가 있는

중국의 남쪽 지방을 여행하다보면 자주 경험하게

되는 상황으로,


지역에서 호칭으로 무의미하게 쓰이는 말을

'진심이나 의미가 담겼다고 생각'해 

오해를 하는 경우이다. 




중국의 남방 지역에서는

여성들을 '미녀', 메이뉘美女

남성들을 '미남' 슈아이거帅哥라고 부르는

'문화'가 있다.


부르고자 하는 여성이 '미녀'라서,

남성이 '미남'이라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여성이면 '미녀', 남성이면' 미남'으로

 부른다. 유감스럽게도 상대의 외모와는 전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심지어 남방에서는 음식점에서 주문을 할 때에도

종업원들을 이 '미녀'와 '미남'이라는 말로

부르곤 한다.

그야말로 한국사람들이 쓰는 '저기요' 라는 말과

같은 뜻인 것이다. 


(필자도 처음 중국 남방지역으로 유학을 떠났을 때,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미녀'소리에 

필자의 외모가 중국에서 통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설레고 즐거워했음을 고백한다. 

그땐 그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말인 줄 정말 몰랐다.

정말이다.)


그래서인지 

누구도 자신을 '미녀', '미남'이라 부르는 것에 대해

민망해하지 않는다. 

에피소드 속의 B씨처럼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다.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것은 단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 이 글을 읽는 지금 중국

독자들이여!

혹여나 중국의 길거리에서 누군가가

'미녀~'라고 부른다고 해서 좋아하거나 

놀라지 마라. 


당당하게 뒤를 돌아보고

웃어주어라. 그리고 말하라

叫我吗?찌아오워마(저 부르셨나요?)




*오늘의 지금 중국어 

美女~买单!!!
měinǚ mǎidān
저기~ 계산할게요!!



*본 칼럼은 저작권 보호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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