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같은 곳을 바라볼 때마다
우리 눈 앞엔
수없이 많은 점들이 찍히기 시작했다.
그 점들은
너의 시선과 나의 시선이 교차할 때마다
또한, 너의 발자국과 나의 발자국이 겹쳐질 때마다
쌓이고 또 쌓여갔다.
그리고 그 점들은 모여
마침내
하나의
긴 선이 되었다.
선은 위태로웠지만, 아름다웠다.
우리는 덕분에 나란히 걸을 수 있었고,
서로의 웃음소리를 가장 가까이서 들을 수 있었다.
더이상 기약없는 먼 곳에서
보이지도 않는 서로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
선은 우리를 가장 완벽하게 지켜주고
보호해주는 가림막 같았다.
그 선안에서 나는 나의 외로움을,
너는 너의 불안함을 잠재울 수 있었다.
그렇게 너와 나는 선을 가진 후
비로소 우리라는 공간에서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무한한 안도감과 평화를 맛보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전진과는 관계없이
선은 늘 같은 곳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우리의 감정과는 관계없이
늘 같은 음악만을 들려주는 것 같았다.
우리는
마치,계절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갈수록 답답해졌다. 그리고 이내,
지루해졌다.
선 바깥의 세상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늘 그곳에서 반짝이는 항성恒星이 아닌,
저 멀리 떨어져 있는 행성行星의 하루가 궁금해졌다.
선이 되었던 순간들,
그 기쁨과 기억들이
조금씩 너무나 낯설어지기 시작하고
비록 선 위에 함께 서 있지만,
서로에게 점이었었던
그때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게 되었다.
그렇게
누구는 점이 되어 떠났고,
누구는 끝내 선 밖을 떠나지 못했다.
우리는 모두 한때
그 누군가에게 점이었다,
선이 된 적 있다.
선이 되었음을 행복해하다,
다시 점이 되기를 소망한 적 있다.
그렇게 점과 선 사이를
헤매고 떠돌다
숱한 밤을 그냥 띄워보낸 적 있다.
그렇게 당신을
품었던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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