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창승 Dec 21. 2022

들숨 하나가 모자라서

들숨 하나가 모자라서

헐떡이는 호흡으로 지새우는 밤입니다     


얼마 뒤면 떠오를 태양의 광채도

지금 옆에 준비된 이부자리도

언제든 허기 달래주는 간식도

이른 아침 바삐 향할 일자리도

이 모든 것이 갖추어진 나의 세계는

이미 완벽하단 찬사를 받음에도

여전히 완벽할 수 없는 까닭은

마지막 한 줌의 들숨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이들의 엄한 훈계가

아둔한 욕심과 결핍을 감사히도 질타해주고 있건만

딱 요만큼 모자란 숨의 공백이

사지 옥죄듯 고통스럽게 만들어

이토록 잠 못 이루는 와중입니다     


 이상 어찌할 도리가 없음을

나의 어제와 오늘이 모두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당신의 내일도 결국 알게 되겠지요     


까만 창문을 열어젖혀 하얀 창틀에 올라서 봅니다

있는 힘껏, 부푼 가슴이 이러다 터져 날아가라고 힘껏

모자랐던 들숨 하나를 집어삼킵니다     


이 자그마함 붙잡으려 나는

모든 기적과 영광을 기어이 버려야겠습니다     


마침내 가벼워진 몸을 달빛에게 맡깁니다

작가의 이전글 우울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