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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창승 Sep 07. 2021

글 밖의 방

밤하늘 별밭 속 희망을 노래하고

어느 초원에 필 꽃의 화사함을 그리기도

일상의 시적 순간을 드러내기도

가까운 이에게 향긋한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때로는 저 너머 꿈에 눈을 빛내고

무한한 다름이 만발하길 바라고

지나간 행복의 자취에 여전히 미소 짓는

고집 센 낭만주의자가 되기도

지독한 낙관주의자가 되기도 했다,

글을 써 내려가는 순간에는  


엉터리 가면을 벗고 간신히 기운 망토를 풀자

방 안의 나에게로 돌아온다.

권태와 우울로 잔뜩 움츠러들어

본질이란 독방에 갇힌

무기력하고 왜소한 그 존재에게로    


뛰놀던 말이 금세 여윈 채 쓰러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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