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는 않을 거라
불안하게 장담하며
시선으로 당신을
촘촘히 옭아맨다.
흐르는 당신을 어리석게 잡아두려는
화가의 발버둥이다.
하이얀 설원 위로
무심히 피 뿌려지듯,
초라한 연필 한 자루로
새겨지는 파괴의 곡선
수많은 조각으로 깨진
당신의 눈빛과 입술이
숨 찾지 못하고
박제되는 슬픔
완성된 초상 속 여인은
화가에게 묻는다,
나라는 주검은 누구인가.
그대는
금빛 여신의 쌍둥이 사신이며
사라질 봄 뒤에 남을
고집스런 겨울이다.
자비로운 화폭을 내려두고
당신의 흐릿한 손을 잡는다.
남몰래 숭배해 온 꽃잎이자
애타게 찾을 나의 요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