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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창승 Mar 04. 2022

초상화

아프지는 않을 거라

불안하게 장담하며

시선으로 당신을

촘촘히 옭아맨다.     


흐르는 당신어리석게 잡아두려는

화가의 발버둥이다.     


하이얀 설원 위로

무심히 피 뿌려지듯,

초라한 연필 한 자루로

새겨지는 파괴의 곡선     


수많은 조각으로 깨진

당신의 눈빛과 입술이

숨 찾지 못하고

박제되는 슬픔    


완성된 초상 속 여인은

화가에게 묻는다,

나라는 주검은 누구인가.     


그대는

금빛 여신의 쌍둥이 사신이며

사라질 봄 뒤에 남을

고집스런 겨울이다.     


자비로운 화폭을 내려두고

당신의 흐릿한 손을 잡는다.

남몰래 숭배해 온 꽃잎이자

애타게 찾을 나의 요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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