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의 한가운데엔
천진한 물과 대활한 풀이 엉키듯 있었다.
제자리를 아는 것들
시민들의 못난이 벽화와
묘한 보랏빛 이름 모를 꽃과
투박한 정성으로 포장된 도로는
바깥쪽 각자의 성을 알맞게 지키고 있었다.
갓 만든 유리처럼
아이의 호기심보다 투명한 물결
주체 못 할 욕구처럼
일렁이는 초록으로 터져 나오는 수풀
다툼은 오직 이 둘의 사정이었다.
그곳이 천(川)인 이유는
그러나,
얽히고설킴 속에서도
끝내 바윗돌 깔린 중심에서
굳게 천(天) 비추는 물 때문이다.
부득이 밀려난 잎들과
기어이 자리한 냇물이
그곳의 이름을 정하고 있었다.
늪지대도 진흙더미도 아닌
하나의 명징함으로.
우스운 타협 아닌 곧은 단언으로
또렷이 반짝이던 그곳이었다.
어느 늦봄,
타오름의 직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