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화엔 '부감구도'라는 각도가 있다. 살짝 굽어 내려다보는 정도의 각도인데 각도기로 나타내기가 애매한 구도이다. 이는 그리는 이가 풍경을 바라보는 관점이 각기 다르고 그의 눈길이 가 닿는 애정의 각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사전적 표현으로는 '내려다보는' 정도로 표기되어 있다.
나는 이 각도를 나의 신이 나를 내려다볼 때의 그 굽은 등의 각도라고 생각하며 '궁리'가 떠올랐다.
궁리는 '마음속으로 이리저리 깊이 생각'하는 뜻으로 어떤 사물이든 상황이든 애정이 없으면 결코 할 수 없는 행위이다.
자애로워야 하고 긍휼 한 마음이 있어야 할 수 있는 행위 말이다.
부모가 자식을 바라볼 때, 사랑하는 이가 사랑하는 이를 바라볼 때, 보살펴야 하는 상대를 챙겨야 할 때 부감구도와 궁리가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