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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시 쓰는 과학자
Oct 24. 2024
돈과 조회수를 낳는 글 쓰는 사람입니다만.
6화/ "글쓰기" 유전자에 "돈"이라는 유전자 코드를 박다
네이버 카페 등에서 인기멤버가 되며,
조회수와 댓글이 많아졌습니다.
조회수가 올라가며,
인기멤버가 되는 만큼,
논란이 되는 글도 가끔 생겼고,
하루아침에 3시간을 들여 쓴 글이
삭제되거나
블라인드 처리되면서
카페라는 공간의 멤버로서
저의 분신인 글을 쓰기에는
이제 저에게 작다고 생각했어요.
저만의 글쓰기를 모아두고,
계속해서 글을 쓸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누군가에 의해 나의 분신인 글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는, 글쓰기 공간에서 탈출해야 했다.
저를 위해서
그리고 계속 읽어주시는
독자분들을 위해서요.
그래서 필요해 의해
블로그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블로그 이웃수 0명부터 시작하려니
글쓰기 마음은 다시
자연스럽게 초심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웃은 없었지만
저는 제가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제 공간에 쓸 수 있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어요.
처음에는 단순하게
여기저기 흩어진 제 글을
모으고 쓰는 공간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블로그 이웃들과 관계를 맺고
이야기를 하면서,
블로그 운영 3달이 넘고,
게시글이 50개가 넘으면
글 속에 광고를 넣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글쓰기가 "돈" 이 된다는 것을
인식한 순간이었습니다.
블로그에 정보글들을 써나가는 건
과학자로서의 기술을
조금만 사용하면 되었습니다.
10년간 썼던 논문 서술의 방식으로
시간을 내어 읽어준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순수한 의도로 정보나 저의 이야기를
나열하면 되었어요.
처음에는 모르는 정보를
논문까지 찾아보고
전 세계 내용을 긁어모아
알기 쉽고 가독성 좋게 공유하고
알려드리는 기쁨으로 글을 썼고,
그 노력을 알아봐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며
저 자신도 참 뿌듯했습니다.
몇 개월 뒤 제블로그에는
어느덧 글이 쌓여
수익화가 가능한 광고를
훈장처럼 글마다 달게 됩니다.
네이버 검색엔진에 제 글이 상위로 올라갈수록
수익이 발생함을
매일의 블로그 수익 리포트가 알려주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였어요.
글쓰기가 저를 지배하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
육아/ 주식 카페에서 글을 쓰며
조회수라는 도파민이 저를 조련하며
글쓰기로 이끌었다면,
이제는 조회수라는 자리를
더 강력한
"돈" 이란 녀석이
차지하게 됩니다.
돈맛을 알아버린 저는,
더 이상 독자들을 위한 글을 쓰는 게 아닌,
많은 클릭수와 직결되는
수익을 얻기 위해
검색 탑 3을 향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수익화가 가능하다는 내 글에 대한 훈장들은, 클릭수와 직결되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 나를 만들어 갔다.
뉴스나, 연예계에서
화제가 되는 이야기를 선정해
블로그에 AI 가 좋아할 만한 내용으로
글을 끊임없이 매일 나열해 나갔습니다.
독자를 위한 글이
결국 저를 위한 글이었기에
순수하게 기뻐했던 순간들은 까맣게 잊고,
점점 더 검색엔진을 통해 증가하는 클릭수와
더불어 많아지는 수익금을 보고
어느 순간부터는
저 자신이 아닌
돈을 위한 글쓰기를 하고
완전하게 지배당하는 글쓰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클릭수와, 돈, 그것에 지배당한 글쓰기를 시작하다.
높아져가는 제 블로그의 클릭수의 파도를 타고자
매일 광고협찬 제안 메일이
쪽지함과 메일함을 가득 매웁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돈」이라는
글쓰기 부호를
제 글쓰기 유전자에 완전하게 박아버리면,
제 손끝의 활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것이었어요.
아니 글을 쓸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제 완전하게, 내 글쓰기 유전자에 독자라는 코드를 빼고 돈이라는 코드를 박으면, 내 손끝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거였다.
협찬에 응하면
제가 쓰지 않은 글을
마치 제가 가고 입고 쓴 것처럼
아주 가볍게
블로그 게시글 자리만 빌려 올려주면
30만 원이
「
게시글 하나」 마다
마케팅 회사들로부터
들어오는 시스템이었거든요.
눈 딱 감고,
저인 척하는 글을 올려
독자분들을 속이면
그 누구나가 원하는
「일하지 않는 고정 소득」을
매달 통장장에 몇백만 원이 꽂이게 할 수 있는
돈냄새 흠씬 나는 미래가 저를 유혹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황금알을 낳는 손끝을 가지기 위해선
저의 양심과 영혼을 팔아야 했습니다.
독자를 위해 글쓰기를 시작한
저의 순수한 마음을 짓밟아야만 했습니다.
어느 순간
저의 행복한 글쓰기의 중심엔
돈이 있었고
저는 돈이
혹은 AI가 쓰라는 글을 쓰는
노예가 되어버렸습니다.
부를 거머쥐고, 글 쓰는 노예가 될 것인가? 본래의 나로 되돌아갈 것인가?
글의 진심을 버리는 순간
그나마 남아있는 저라는 자아도
흩어져 없어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협찬 광고를 전혀 받지 않는
블로그로 버팁니다.
그 와중에 저의 인생을 바꿀
댓글 하나가 블로그에 달립니다.
그 댓글은!!!!!
---
다음화에서 계속됩니다.
아래는 그 당시
저의 블로그 글들입니다.
keyword
성공
글쓰기
블로그
Brunch Book
돈과 행복 그리고 글쓰기 번아웃
04
글쓰기가 찾아준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05
돈이 되는 글 VS 돈이 안되는 글
06
돈과 조회수를 낳는 글 쓰는 사람입니다만.
07
돈과, 행복, 그리고 번아웃의 삼각관계
08
멋진 작가 타이틀을 줄게, [이것]을 준다면”
돈과 행복 그리고 글쓰기 번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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