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석순 장편소설 <거의 모든 거짓말>
여러 종류의 거짓말이 있다. 하지만 공통적인 것은 사람은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 어떤 식으로든.
그렇다면 그게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모두가 다 거짓말을 한번씩은 하며 살아가는데도?
이 책을 읽으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거짓말이라는 것은 정말 거짓이 다인가.
거짓말 자격증 2급 소지자인 '나'. 그녀에게는 사람들의 결혼식장에서 신랑이나 신부 측 친척인 척 연기를 하며 살아가는 엄마와 구라만 늘어놓다가 사라진 아버지가 있다.
거짓말도 잘하는 사람이 살아남는 세상에서 나는 엄마나 아버지처럼 살지 않으려고 거짓말 자격증 1급 시험을 준비하고, 자신이 만나고 있는 두 남자 '소년'과 '남자'에게도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두 남자 사이에서 늘 불안하고,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날까봐 두려워한다.
사막에서 살아남으려면 곧 오아시스가 나올 거란 거짓말을 믿어야 했다.
거짓말이란 것이 꼭 불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 문구를 보고 나서 영화 <빅 피시>가 떠오르기도 했다. 거짓말이 모든 순간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가끔 살아가기 위해 거짓말이 필요한 순간들도 있다. 우리는 왜 '거짓말'하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할까. 정말 필요한 거짓말도 있는데 우리는 왜 거짓말의 어두운 부분만 볼까.
책을 읽다보면 거짓과 진실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진실을 위해서 거짓이 필요하고, 거짓을 위해서 진실이 필요하다.
거짓말 능력으로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은 신선한 소재이지만 한편으로 이해가 가기도 한다. 거짓말을 잘하는 것도 어쩌면 타고난 능력일 것이다. 세상은 진실만으로 살아가기엔 너무 가혹한 곳이다. 하지만 거짓말을 곧잘 하는 주인공에게도 세상은 가혹하다. 우리는 어쩌면 거짓말을 시키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세상은 날이 갈수록 가혹해진다. 취업을 위해서 아니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는 거짓말보다 더한 것도 해낼 것만 같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할 것은 그래도 진심이 있다는 것.
진실이 아니라 진심. 그 마음도 거짓이 되진 않기를.
예전엔 거짓말이면 누구든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아무도 될 수 없다는 뜻인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