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의 마음
나는 운동을 싫어하지만
같이 운동하는 사람을 좋아해서
좋은 마음 반 싫은 마음 반으로 운동을 나선다.
운동장까지 가는데 1.5km
우리의 목표는 6km
함께 걷는 시간은 한 시간 반
나는 조잘조잘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다가
또 가만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밤하늘을 쳐다보다가
별을 세어본다.
오늘도 나는 평소보다 좀 늦게 잠들 것이고
내일 피곤해서 꾸벅꾸벅 졸겠지만
좋은 마음이 싫은 마음을 다 잡아먹어 즐거운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온다.
그래도 운동 가길 잘했어, 하면서
그럼 내일도 운동할까?
하는 물음에는 우물쭈물 대답하지 못한다.
좋은 마음이 싫은 마음을 다아 잡아먹은 건 아닌가 보다-, 하지만
발걸음은 여전히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