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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고 Jan 26. 2021

끝을 맞이하지 않는 사랑법

[2020 드라마스페셜] 고백하지 않는 이유

이 포스팅에는 작품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으니 작품을 안 보신 분들은  주의 바랍니다.


어느 날, 지후(신현수)의 카메라 속으로 누군가가 들어온다. 항상 밝게 웃는 그녀. 그래서 지후의 시선을 빼앗는 그녀. 동아리 신입생 윤찬(고민시)이다.

윤찬을 생각만 해도 미소가 절로 나오는 지후. 하지만 지후는 고개를 젓는다. 자신이 윤찬을 좋아하는 걸 깨달았지만 숨기기로 결심한다. 지후에게는 시작이 무섭다. 끝이 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끝나는 것이 싫어서 시작하지 않는다. 사랑마저도.

그런 지후를 바라보는 윤찬의 시선 역시 지후와 다르지 않다. 그의 렌즈 안에 담기고 싶은 윤찬. 하지만 끝내 윤찬과 지후는 서로에게 닿지 못하고 이별하게 된다. 

그리고 7년 후, 지후 앞에 윤찬이 다시 나타난다. 남자친구와 함께 해외 유학을 떠났다고 들은 후 소식을 알 수 없었던 윤찬의 등장에 지후는 당황한다. 사진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해야는데 윤찬은 지후에게 아직도 너무나 신경 쓰이는 존재다. 지후는 그녀를 어떻게든 피하려고 해보지만 윤찬은 그런 지후에게 성큼성큼 다가간다.

7년 전, 윤찬이 유학 가던 날 윤찬의 집 앞에 찾아갔지만 끝내 고백하지 못했던 지후. 윤찬은 지후의 그런 모습을 다 지켜보고 있었지만 아무 말 없이 떠나는 그를 붙잡을 수도 없어서 둘은 결국 이별한다. 

지후는 윤찬을 좋아해서 그 마음의 끝을 보고 싶지 않았고, 어차피 끝날 관계라면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부모님의 이혼을 보았기 때문에 그런 걸까. 

윤찬은 지후를 좋아했지만 끝까지 고백하지 않는 지후를 보며 답답해할 수밖에 없었다. 

선배는 정말 지켜만 보다 날 새는 스타일. 윤찬이 지후에게 날리는 팩폭이다.

하지만 지후는 알고 있다. 7년 전 윤찬이 흘리듯이 말한 좋아하는 음식도 다 외우고 있다. 지후는 정말 시작하지 못했지만 끝내지도 못했다. 그리고 알게 된다. 설사 끝이 난다고 해도. 지금 당장 좋아하는 마음을 접을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두 사람은 결국 7년을 돌아 마주하고, 웃게 된다.

소심한 남자 주인공과 적극적인 여자 주인공을 보다 보면 너무나도 적극적인 여자 주인공의 캐릭터가 뭐지? 싶으면서도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중간에 방해자들이 있었다고 해도 7년이나 돌아서 마주하게 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좀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대체 그 선배랑 5년이나 왜 만난 거야...) 나는 조금은 지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연애의 끝은 남보다도 못한 사이니까. 함께 보낸 시간이 얼마여도, 나눈 추억이 소중해도 끝난 연애는 함께 버려야 하니 그냥 설렘으로 간직하고 싶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좋아한다면, 먼저 손 내밀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손을 내밀지 않으면 잡을 수도, 잡힐 수도 없다. 영원히 행복할 수도 있고, 언젠가 버려야 할 기억이 된다 해도 지금, 사랑하는 동안 충분히 행복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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