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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고 Nov 17. 2016

나에게 네가 있기 때문에

좋은 친구가 된다는 것

                                                                                                                  

나는 내가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적당히 못 되고, 적당히 이기적이고, 적당히 계산적인 사람.


착한 척하고 싶을 때는 착한 척할 수 있지만, 

그래야 하지 않을 경우에는 굳이 그러고 싶지 않아서 제멋대로 굴어놓고

나는 싫은 데 좋은 척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놓치고 잃는 많은 것들을 합리화했던 사람.


그렇지만 너는 아니었다.

착하고, 사람을 편하게 해 주고, 언제나 다른 사람이 먼저인 그런 사람이었다.


늘 너는 나에게 내가 마치 잘난 사람인 듯 말해주었다.

공부도, 글도, 인간관계도 내가 마치 괜찮은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게 언제나 내 편이었다.


나는 그게 너의 성격이고, 그저 자기애가 없는 나를 위한 말들이라고 생각했다.


누구에게든 착한 아이.


그렇기 때문에 나는 네가 그런 말을 해도 모두 믿지 않았다. 

그냥 기분이 좋은 말을 들었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러다 언젠가 네가 나에게 하는 말들을 들으면서 나는

나에게 너 같이 착한 친구가 있기 때문에 내가 착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네가, 너 말고 내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많이 있는 걸 보면 나도 좋은 사람일 수도 있겠구나, 하고.


그때부터 나는 나를 조금 더 믿고, 나를 조금 더 사랑하고, 나를 조금 더 인정할 수 있어졌다.


너는 기억하지 못할 사소한 말이 많은 순간의 나를 변화시켜서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주고 싶어 졌다.


물론 그럼에도 나는 착하고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친구이고 싶다.


언제나 너에게는 좋은 친구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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