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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고 Feb 12. 2017

운수 좋은 날

모든 건 마음먹기 나름

                                                                                                            

얼마 전부터 계속되는 일이 없다 없다 했더니
어제는 친구가 준 취직 기념 선물을 잃어버렸다.
받아서 약 한 시간 만에.

너무나 속상하고 잘 챙기지 못한 나 자신한테 화가 났다.
친구는 나보다 더 속상할 텐데도 괜찮다고 말해줬다.
더 미안해져서 나 자신에게 더 짜증이 났다.

둘이서 술을 꽤 마시고
친구가 인형 뽑기를 한다기에 주머니에 있던 천 원짜리 한 장을 줬다.
어차피 못 뽑을 거지만, 하며

그런데 웬일
인형이 한 번에 뽑혔다.
우리는 둘 다 말도 안 된다며 소리를 질렀고
너무 기분이 좋았다.
비록 인형이 못 생겼지만ㅋㅋㅋ

우울했던, 운이 없던 날이었던 하루가
갑자기 난생처음 인형 뽑기에 성공한 날이 돼버려서
우리는 한참 동안 신이 났다.

잃어버린 선물은 비싼 물건이었고, 그것보다 더 따지지 못할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단지 천 원으로
단지 못생긴 도깨비 인형 하나로
우리는 그 인형 뽑기 방 안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마음이면 됐지.
너무나 속상하지만 마음이 사라진 건 아니니까.

행복하면 됐지.
사소한 것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면 충분하니까.

우리의 오늘은
지금까지 만났던 수많은 날들 중에서 가장 특별한, 잊을 수 없는 날이 되겠지.


생각하면 속이 쓰리지만 또 빙그레 웃음이 나는
알 수 없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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