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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langPolang Jun 15. 2019

개의 공격적 행동, 장 건강과 관련 있다

장내 미생물이 뇌와 행동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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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부터 사람에 이르기까지 장내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장내 미생물이 우리의 수명 및 신체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과거에는 장 건강이 우리의 신체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이 행동을 변화시키거나, 행동 변화가 장내 미생물을 변화시키는 등 

장 건강이 단순한 신체적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장-두뇌-행동'의 상관성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쥐부터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동물에서 공통적으로 장내 미생물은

신경 질환, 정신적 문제, 두뇌 이상 등은 물론 우리의 중추신경계(CNS)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사람과 동물)의 뇌, 행동, 감정, 수명 및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장 건강은 반려견의 공격적 행동과도 직결된다


장 환경에 따라 사람의 우울증(Depression)이 개선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개의 공격적인 행동이 장내 미생물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논문이 연이어 발표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쥐와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임신 중 스트레스는 태아의 장 마이크로바이옴에 악영향을 미치며, 그 결과 이들(태아)이 성장한 이후에도 불안, 우울, 질병, 노화 등에 취약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청소년기에 항생제를 섭취한 쥐들에게서 불안하고 예민한 행동, 인지적 변화가 증가했다고 알려졌다. 


물론, 모든 공격적 행동의 원인을 장내 미생물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이와 관련된 연구들의 대부분은 최근 몇 년 사이(10년 내외)에 진행된 연구이며, 비교적 소규모/특정 환경의 동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아직 연구가 초기 단계이고, 단정 지어 말하기에는 밝혀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


동일한 행동이라도 행동의 배경 원인은 다양하다.

개의 공격성과 장내 미생물 변화의 연관성에 대해 진행된 연구들은 대부분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행동(감정)을 유발한 케이스'로 그 연구 배경이 특정되어 있다. 

스트레스로 인하여 유발된 공격적 행동이라든지, 다른 요인 (유전, 환경, 자극) 들에 의해 유발된 행동과 장 환경 변화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이 밝혀진 바가 없다. 


그러나 근본적인 행동 또는 뇌의 변화가 무엇이든 장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질병을 앓게 되면

사람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를 받아 속이 쓰리다, 속이 아프다) 반려동물의 장 건강도 나빠진다. 

장이 나빠지면 다시 또 건강이 악화되고, 몸이 아픈 반려동물에게 건강한 행동과 활력 넘치는 두뇌 활동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에게 항생제를 투약하는 경우 장내 유익한 미생물들이 사망하고 균형이 깨지며 장 환경이 순식간에 악화되기 때문에, 반드시 장 환경 개선에 필요한 것(최소한, 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을 일정에 맞추어 함께 처방해야 하며, 실력을 갖춘 수의사라면 당연히 그렇게 처방해 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담당 수의사 변경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s)을 연구하는 댄 나이츠(Dan Knights) 박사는 '정글에 사는 원숭이의 장에는 정글이 존재했지만, 동물원으로 이주시키자 몸속의 정글이 사라져 버리면서 원숭이들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되었다.' 고 밝혔다. 

무엇을 먹느냐가 그 사람을, 그 동물을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점점 건강한 먹을거리가 사라지고 있는 지금, 어느 때보다 더욱 꼼꼼하게 '정말 내가 반려동물에게 먹이는 음식이 건강한 먹을거리인가'를 따져야 할 시점이다.



장 건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에 유산균을 주문하려 일어서는 그대, 자자자 잠깐만.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실적으로 시중 제품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첫째. 아직 우리는 장내 미생물에 대해 잘 모른다. 장내 미생물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다. 

대부분의 유산균들에게는 37도가 가장 최적의 온도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더 온도가 낮아야 생존율이 올라가는 녀석들도 있다. 기본적으로 유산균들은 위를 통과하여 장까지 살아서 도착해야 하는데, 위에 머무는 시간, pH농도, 온도 등에 따라서 그 생존율이 달라지더라는 것까지가 우리가 아는 사실이다. 

유산균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제품을 통해 섭취하는 유산균이 그대로 장까지 살아서 도달하여, 모두 흡수되고, 약속한 대로 장 환경을 변화시킨다고 단언할 수 있는 근거는 아직 없다. 

또한 그 종류, 영향, 상호 작용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아직은 이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시중의 유산균 관련 제품들은 의약품이 아니라 보조식품 등으로 분류된다. 제품의 원료, 제조과정, 실효성 등이 검증되지 않았으며, 검증받아야 할 이유도 없다. 규제 대상이 아니다. 

반려동물용으로 시판되는 유산균 제품에 대한 몇 가지 해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품 광고와 실제 테스트 결과가 상당히 불일치하는 제품들이 다수이고, 심지어는 유산균이 전혀 검출되지 않은 제품들도 있었다. 또한, 같은 회사의 동일 제품 사이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었다. 


연구가 거듭되면서 우리의 지식도, 판매되는 제품도 향상되겠지만, 아직은 전적으로 신뢰할만한 유산균 제품을 찾기는 어려울 듯하다.  그러니, 마케팅 덕분에 유명세를 얻고 있는 제품을 구입하기보다 꼼꼼하게 내용물을 잘 확인하고 선택하기 바란다. 

 


그럼 반려동물의 장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1. 건강한 식사, 물, 영양을 제공한다. 

건강하고 균형 잡힌 음식과 깨끗한 물만큼 더 몸에 좋은 것이 있을 수 있을까.

건강한 식사가 반드시 고가일 필요는 없다.

일부러 반려동물에게 건강하지 않은 식사를 제공할 보호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보가 미흡해서 또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인해, 의도와 달리 바람직하지 않은 음식을 먹일 수 있다.

해외에서 시작되어 여기저기서 무한 복제, 확산된 '생닭 먹이기' 같은 경우를 예로 들 수 있겠다. 


2. 식사에 유산균을 추가해준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 하나. 앞서 말했듯이 어떤 유산균도 정확히 검증되지 않았다. 유산균이라고 다 같은 유산균이 아니며, 실제 유산균이 얼마나 장 개선에 도움을 주는지 아직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시판되는 제품보다는 Kefir(케피어, 케퍼, 커피어 등으로 불리는 유산균 발효 음료)와 같이 역사가 긴, 자연 유산균이 안전한 옵션일 수 있다. 

Kefir는 유당불내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만약 이 점이 걱정된다면 코코넛 Kefir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 

Kefir는 'Kefir grains'를 구입해서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판매되는 제품들도 있다. 단, 시중 제품을 구입하여 반려동물에게 먹이는 경우에는 당이 전혀 추가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당이 추가되지 않았다고 기재되어 있더라도 실제로는 추가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3. 반려동물이 평소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요인들이 있지는 않은지 체크하고, 환경을 개선한다.

예를 들어, 반려견이 장시간 혼자 집에 있어야 하는 경우라면, 눈에 띄게 드러나는 이상이 없더라도 스트레스가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 데이케어, 유치원, 도그워커 등을 고용하여, 반려견이 활력 있고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한다. (물론, 잘못 고용하면 역으로 스트레스가 증폭되는 수도 있으니)


4. 설탕은 공격적 행동을 증가시키거나 유발한다. 또한 설탕은 장내 미생물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공 감미료, 설탕 등이 포함된 제품 (특히 시중 간식류)은 피한다. 


5. 약물을 투약하는 경우 장 환경이 파괴되거나 급변할 수 있다. 즉, 약물 치료가 필요했던 기존의 질병을 치료하려는 과정에서 제3의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치료 시 수의사와 충분히 상담하여 반려동물의 장 건강을 보강해준다.


http://blog.naver.com/animalmind/221544773634


Bercik P, Verdu EF, Foster JA, et al. Chronic gastrointestinal inflammation induces anxiety-like

behavior and alters central nervous system biochemistry in mice. Gastroenterology. 2010; 139(6):2102-2112.e1.

Anglin R, Surette M, Moayyedi P, Bercik P. Lost in translation: the gut microbiota in psychiatric illness. Can J Psychiatry. 2015;60(10):460-3.

Luczynski P, McVey Neufeld KA, et al. Growing up in a bubble: using germ-free animals to assess the influence of the gut microbiota on brain and behavior. Int J Neuropsychopharmacol.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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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

    국내 최초/국내 유일의 국제 인증 반려동물 행동심리 전문가  

    저서 <당신은 반려견과 대화하고 있나요?> 

    반려동물의 감정(Feeling)과 니즈(Needs)에 공감하는 교육을 알리며 

    반려동물 교육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의 대표로 

    동물과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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