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5
스쳐가는 인연들의 의미는 무엇일까.
1973년, 미국의 사회학자 마크 그라노베터는 “약한 고리의 강한 힘”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다. 그는 가족, 가까운 친구와 같은 강한 유대관계가 있는 연결고리보다 ‘지인’으로 표현할 수도 있는 약한 연결고리를 통해서 새로운 정보를 더욱 효과적으로 얻게 된다는 현상을 규명한다. 생각과 활동반경이 비슷한 집단 속에서는 새로운 무언가를 습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부 3학년 때 들었던 한 세미나에서 교수님이 졸업을 앞둔 한 박사과정 학생의 연구를 소개하며 “가장 흥미로운 연구는 늘 기존의 두 분야가 새롭게 맞닿는 지점에서 발생한다”라고 하셨던 적이 있는데,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나 가깝게 의지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가끔씩 연락하며 안부를 주고받는 정도의 인연들이 있다. 가까운 관계는 물론 중요하지만, 후자도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
약한 연결고리들 덕분에 다양한 생각, 발상, 문화와 경험을 접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 약한 연결고리를 통해서 자신이 보는 세상을 조금이나마 전해줄 수도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