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2
언제부턴가 오랜만에 만나면 “너 예전이랑 그대로네”라고 말해주는 친구들의 한마디가 고마워졌다.
외모가 그대로일 리는 없으니 성격과 말투, 혹은 생각하는 방식과 감정의 흐름이 예전이랑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물론 나이가 한 겹씩 쌓여가고 맡겨진 역할이 변하면서 사회가 기대하는 성숙함의 정도에 부합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내면의 아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훌쩍 커버린 몸과 구구단에서만 보던 숫자가 나이가 되어버린 사실에 어쩔 줄 몰라하는 아이가 마음속 깊이 웅크리고 있다.
예전에 이민진 작가가 공유한 시인 빅토리아 창의 글을 본 적이 있다.
“There is a bird and a stone in your body. Your job is not to kill the bird with the stone.”
예전에 만난 인연들이 “너 아직 그대로야”라고 말하는 것은, 어릴 때의 모습이 가려지지 않고 여전히 보인다는 말이 아닐까.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내면의 아이가 겁을 먹고 숨지 않도록, 세상을 당당하게 마주할 수 있도록 조금씩 용기를 내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