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두절

by Lunar G

삼일째 접어들었다. 곧장 답을 주던 평소의 너 같지 않았다. 연락이 안 된 지 사흘 째 접어드니 당황스럽고 초조해져 왔다. 핸드폰 벨 소리가 들릴 때마다 신경이 곤두섰다. 결제, 행사, 안부, 약속, 접수. 전송된 수많은 문자 가운데 네 이름은 없었다.

그 일이 생선가시가 되어 목에 걸려있었다. 그제, 내 앞에서 네가 다른 친구와 함께 언성을 높여 싸웠다. 얼굴을 붉히고 불편한 시선이 오가고. 네 편에 서 주었으면 하는 눈을 피해 꾸역꾸역 밥만 먹었다. 헤어지고 돌아와 저녁 늦게 너에게 문자를 남겼다. 그 일은 입 밖에 꺼내지 않은 채 부탁받았던 일만 간단히 전했다. 그날 이후 너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편들어주지 않았다고 화라도 난 걸까. 인연을 끊으려는 걸까. 말실수를 한 건 아닐까. 온갖 생각이 들더니 마침내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무리 되짚어 봐도 그 일에 마음 상한 게 아니라면 네가 날 피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나흘 째 되는 날, 너는 내게서 용렬한 사람이 되어 찍혔고 네 전화번호는 삭제되었다. 대꾸조차 없는 그 무례함을 붙들고 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열흘쯤 지났을까. 우연히 길에서 너를 보았다. 돌아설까, 왜 그러냐고 따져들까, 고민을 거듭했다. 모르는 사람처럼 스쳐 지나기로 했다. 걸음마다 복잡한 감정이 일었다. 내 속이 좁았던 걸까. 오해였던 건 아닐까. 이대로 정말 다시는 안 보게 되는 걸까.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오르고 손이 파르르 떨려왔다. 너를 스쳐 지나려는 순간, 네 목소리가 귀를 두드리고 들어왔다.

속으로 천천히, 핸드폰을 잃어버렸다는 말을 곱씹었다.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데 뒤통수가 얼얼해졌다. 그 모든 게 오해였단 말인가. 대체 열흘 동안 날 괴롭혔던 건 누구였단 말인가. 쥐구멍으로 숨고 싶은 민망함이 온몸을 쓸고 갔다. 옹졸한 마음을 들킬까, 덥석 네 손을 잡으며 말했다. 걱정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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