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아직이다

by Lunar G

허전함의

궁극을 좇다가

너를 맞닥뜨린다.


애정과 애착에서

시작된 사랑의 항해는

여행의 추억으로

해후의 설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젠

감정의 소용돌이는

없을 줄 알았는데

습관처럼 너를 남겨두고 있던

나를

만난다.


네 빈자리에서 허전함의 결정을 본다.


내 생에 다시

그런 무모한

사랑은 없을 거라면서

나는

또 무모하게 너를 더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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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빈자리를 위한 짧은 여정.


페퍼민트 차 한잔

바닷바람

수평선에 멎은 멍한 시선.


바다에 안겼고 바람에 기댔다.


그래.

너 없이도

이 품에서 곧잘 설레던 나였다.


늦은 귀가에 종종걸음 치며

쓸쓸함을 안고 귀가하는 게 아니라

뭉쳐둔 농축된 이야기와

탁 트인 마음과

당찬 꿈과

출처모를 자신감 만으로도

충만했던 나였다.


다시,

M_C__Escher,_Bond_of_Union_1956.jpg M_C__Escher,_Bond_of_Union_1956

너를 담으려는 눈과

너를 중심으로 회전하려는 시간과

바다 풍경 사이의 괴리.


머리가 지끈거린다.


네가 가까운 곳이란 직감,

나도 모르게 다시 너를 더듬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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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말,

널 찾는 이 눈을 탓하지 않을 구실을 떠올린다.

파도소리,

너 없이도 살아가야 할 이유를 가슴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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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발한 계절,

여전히 너여야 하는 내게

봄은 아직이다.


바닷바람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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