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전함의
궁극을 좇다가
너를 맞닥뜨린다.
애정과 애착에서
시작된 사랑의 항해는
여행의 추억으로
해후의 설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젠
감정의 소용돌이는
없을 줄 알았는데
습관처럼 너를 남겨두고 있던
나를
만난다.
네 빈자리에서 허전함의 결정을 본다.
내 생에 다시
그런 무모한
사랑은 없을 거라면서
나는
또 무모하게 너를 더듬는다.
네 빈자리를 위한 짧은 여정.
페퍼민트 차 한잔
바닷바람
수평선에 멎은 멍한 시선.
바다에 안겼고 바람에 기댔다.
그래.
너 없이도
이 품에서 곧잘 설레던 나였다.
늦은 귀가에 종종걸음 치며
쓸쓸함을 안고 귀가하는 게 아니라
뭉쳐둔 농축된 이야기와
탁 트인 마음과
당찬 꿈과
출처모를 자신감 만으로도
충만했던 나였다.
다시,
너를 담으려는 눈과
너를 중심으로 회전하려는 시간과
바다 풍경 사이의 괴리.
머리가 지끈거린다.
네가 가까운 곳이란 직감,
나도 모르게 다시 너를 더듬어 간다.
포말,
널 찾는 이 눈을 탓하지 않을 구실을 떠올린다.
파도소리,
너 없이도 살아가야 할 이유를 가슴에 새긴다.
벚꽃이 만발한 계절,
여전히 너여야 하는 내게
봄은 아직이다.
바닷바람이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