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예뻤던 너

by Lunar G

처음, 손.


팔짱을 끼고 있던 손이

내 손을 감싼다.

움찔, 허리에 힘이 들어간다.

여전히 떨리나 보다.


내 손이 닿아서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네 손에 감싸이니 따뜻함이 감돈다.


기분 좋은 떨림을 느끼며

손이 닿아 만드는 담백한 울림만큼

농밀한 감각도 없음을 새삼 실감한다.


스침만으로 널 구별해내기도 하고

그 섬세한 움직임에 설레기도 하고

말하지 못해도

말하지 않아도

손은 나보다 먼저 널 알아채나 보다.


Hand_Avigdor_Arikha

사람을 담은

사랑을 담은

처음,

손.


내 남자는

손이 예쁜 사람이었으면 했다.

서툴고 투박해도

떨림을 간직한 손을 가진

사람이면 했다.


하얗고 길고 다부졌던

네 손.


고생 모르는 부드러운 그 손이

흔들림 없을 것 같던 그 단단한 그 손이

내게 닿아 떨리는 걸 느끼며

나는 두근거렸다.


지울 수 없는

손자국만 남긴고 간

핏줄 도드라진 큰 손,


이젠 잡을 수 없는

그 손이

돌아보니

참 예뻐 보인다.


날 밀어낸

야속한 손이지만

그래도 이 손을 잡아줘서

참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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