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충만하기를

by Lunar G

때 이른 백장미 한 송이를 쥐고

낯선 거리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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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을 향해가는 시간,

너와 함께 듣던 곡을 들으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만발한 백장미 같은 보름달.

발을 멈추고

멍하니 달을 보고 섰다.

Harald Sohlberg_Flower Meadow North_1905.jpg Harald Sohlberg_Flower Meadow North_1905

은색 달 아래서

나누던 이야기와

눈물과 웃음,

입가에 초승달 같은 미소가 지나간다.


삶이 버거워 헉헉 거릴 때도

네 앞의 나로 설 때만은 행복했다.

약한 모습, 힘들어하는 모습, 지친 모습

숨기고 싶은 것들을

네 앞에서는 들키고 말았다.


목소리도 나오지 않을 만큼

지칠 대로 지친 너는

눈을 반짝이며 내 이야기에 귀를 열어주었다.

이 만남을 위해

버텨온 우리 시간이 참 고맙고 아팠다.


달 아래서

함께 한 곳을 보고 있던 우리는

흰 장미처럼,

때론 은빛 달처럼 찬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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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가 온통 장미로 넘실거린다.


수줍음의 색은 달라도

만발한 모습은 제각각이어도

사랑하고 있음은,

그 따뜻한 기억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해마다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장미처럼

이 마음을 순리에 맡기련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막아서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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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사랑, 만발하다.

장미, 흐드러지다.

눈물, 차오르다.


이 화창한 봄날에

사랑받고 사랑하길

게을리하는 건 직무유기다.


자연이건 사람이건 사물이건

지금 이 순간 심장의 떨림을 느끼는 건

사랑의, 살아있음의 반증이다.


바람에 넘실거리는

만발한 장미처럼

모두가 사랑으로 충만하기를

이 봄이 상처받은 그대들에게 사랑을 안겨주기를.

Tomb wrestlers_R Magritte.jpg Tomb Wrestlers_Rene Magri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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