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간을 견디기 위해
넌 사랑이 필요하다고 했다.
가진 건 사랑밖에 없으면서
나는 그마저 충분히 주지 못했다.
삶이 너무 퍽퍽해서
견디기가 힘들다던 네 말을 귓전으로 흘려들으며
네 어깨에 내 짐 하나를 더 올려놓았다.
바보 같은 넌
그래, 괜찮아 라고 웃으며
내 짐을 울러 멨다.
나만 사는 게 힘든 줄 알았는데
나만 엉망이 된 줄 알았는데
견디는데 이골이 난 네 얼굴을 본다.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나이에 맞지 않은 천진한 웃음을 웃는 게
거친 세월이 그대에게
남긴 상처임을 알지 못했다.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는
멋진 남자로 태어나기 위해
네가 견딘 시련에 비하면
내가 마주하고 있는 이 아픔은
아무것도 아닌데,
오늘도 칭얼대고 말았다.
지독히 이기적인 사랑이다.
네 양손의 짐이
나를 품기 위한 것인데도
왜 안아주지 않느냐며 투덜거리고.
내 눈물이 보이지 않냐며 울먹이고.
사랑 앞에서는 왜 어린 애가 되는지.
네 앞에서는 왜 자꾸 작아지려 하는지.
수척해진 네 얼굴을 보니
가슴이 아려온다.
이젠
네 짐을 나눠 들어야겠다.
시린 바람 앞에서
홀로 꺾이고 깎이게 두지 않아야겠다.
네가 내게 기댈 차례다.
네가 했던 기둥 역할,
이번엔 내가 해야겠다.
멋진 사람이 되어야
멋진 사랑을 하는 게 아니다.
점점 더 멋있어지는 것
함께 어른이 되어가는 것,
그게 사랑이다.
부족함에도 더 없이 충만할 수 있는 게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