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maged

by Lunar G

네가 보이지 않아.


회복할 수 없이 훼손당했어.

물끄러미 상처를 쳐다봐.


머리도,

가슴도,

전부 딱딱하게 굳어버렸는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감정의 無,

감각의 상실,

숨 쉬는 것도

이 시간을 견디는 것도

전부 무감각해.


무감각 병이 또 도졌나 봐.

그토록 따뜻했던 가슴이

지독히 차갑게 식어 있어.

숨을 쉬고 있으면서도 죽은 시간을 걸어.


뭘 잃은 걸까,

대체 무엇에 다친 걸까.


모르겠어.

Hugo_Simberg_Woman.jpg Woman_Hugo_Simberg

그래,

어쩌면

심장을 잃은 건지도 몰라.

몸이 식어 가고 있거든.


형언할 수 없이

사지가 시려오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날 품어주던

그 가슴은 보이지 않아.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왜 보이질 않는 거야?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렸나 봐.

앞이 새까매.

네가 눈에 담기질 않아서

일어설 수도 없어.

너 없인 아무것도 아닌 나라서

나도 사라져 가고 있나 봐.


감각의 상실,

감정의 상실,

그리고 너와 나의 소실에

힘들다는 말이 목을 짓눌러와.


앞이 보이지 않을 땐,

눈을 감아야 해.

눈을 감고

숨을 골라야 해.


아픔마저 무감해졌을 만큼 다쳤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괜찮아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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