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아이 #4
네 시간 거리의 외가에 내려가는 길, 아이들은 지루한 나머지 주리를 튼다.
지루함을 달래주는 건 일상적이지 않은 차창 밖 풍경과
거기서 파생되는 시답잖은 말장난이다.
어느샌가 올라선 고가도로 위, 산이 우리를 사방에서 감싸고 있다.
그 산을 또 안개가 자욱하게 둘러싸고 있다.
장관이다.
낯선 절경에 아이들도 잠시 말을 잃었다.
구름 속을 달리는 황홀경을 깨고
한참만에 둘째가 입을 열었다.
둘째 : 엄마, 저건 저 산에 공룡이 산다는 증거야. 공룡이 방구를 뀌니까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거야.
엄마와 아빠는 눈을 마주치고 씨익 웃고 말 뿐이다. 언제나 가장 열심히 호응하는 건 그의 두살 위 형아다.
첫째 : 아니야. 저 산은 사실 거대한 용이야. 용이 비늘을 열었다 닫았다 할 때마다 열이 발생해서 김이 올라오는거야.
둘째 : (엄청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며)형아, 그게 말이 되냐?
첫째 : 야!!! 니 말이 더 이상하거든!
둘째 : 아니지 형아. 어차피 공룡은 진짜 있고, 어차피 방구도 진짜 있잖아? 그러니까 공룡이 방구뀌는 건 말이 되지.
첫째 : 어차피 공룡은 멸종했거든! 용은 불과 구름을 다스린다고!
공룡방구와 용비늘,
어차피 개소리를 가지고
이렇게나 진지할 일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