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무성 작가의 <Paint it Rock>을 보고 시간을 거슬러 내려가 음악을 찾아 듣던 시절. 밥 딜런이 내 표적에 들어왔다. 재밌었다. 그렇지만 적극적으로 찾아 듣지는 알았다. 원래부터 알고 있던 'Knocking on Heaven's Door' 정도만 다시 들었고. 꼭 들어봐야 할 곡이라길래 Like a Rolling Stone을 들었지. 뭐 수지 로톨로와의 러브스토리는 흥미로웠다.
딱히 이유는 없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할인을 했다. 커버 사진이 맘에 들었다. 홍보 문구도. 집에 한장쯤 꼭 있어야 할 명반 리스트..라니 좋지 않은가. 그래서 그 앨범을 샀다. Blowin' in the wind가 들어 있는.
how many times must a man walk down..
가사가 참 좋았다.
음악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거란 믿음이 있던 시절. 요즘의 음악에서는 그런걸 기대하기 힘들지. 고등학교 시절의 나는 어땠을까. 꼭 음악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었지. 누군가는 그런 나를 보고 프리메이슨같은 구석이 있다고도 했다. 칭찬이었지만.
시간이 지났고. 밥 딜런은 오랫동안 듣지 않았다. 적어도 초기작들은. 그렇게 희망에 찬 송가를 부르는 밥딜런을 듣지 않은지는 굉장히 오래 됐다. 그리고 나는 변했다. 변절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좀 변했다. 많이 유해졌다.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절대적인 가치에 대한 교조적 믿음을 버렸다. 그래서 좀더 나아진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가끔은 이전의, 그런 고집스런 태도를 견지하던 내가 그리울 때도 있다. 이렇게 어려운 문장을 겹겹이 써가며 생각을 토해내는. 그런 느낌의 내가 말이다.
뭐가 더 나은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밥 딜런의 노벨상 수상에 부쳐 전해지는 소식은, 그런 느낌을 다시금 환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