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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철 May 02. 2022

추앙한다면서, 언제까지 내외만 할래.

JTBC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 7, 8화


"난 그 말을 이해 못 해. 심장 뛰게 좋다는 말, 그 정도로 좋았던 적이 없었다는 말이 아니고, 뭐 그렇게 좋았던 적도 없지만. 내가 심장이 막 뛸 땐 다 안 좋을 때던데. 당황했을 때, 화났을 때, 백 미터 달리기 하기 전, 다 안 좋을 때야. 한 번도 좋아서 심장이 뛴 적이 없어. 정말 좋다 싶을 땐 반대로 심장이 느리게 가는 거 같던데, 뭔가 풀려 난 거 같고. 처음으로 심장이 긴장을 안 한다는 느낌..... 내가 이상한가 보지."


-jtbc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 7화-




 미치도록 좋아서. 내 심장 소리가 가장 빠르고 크게 뛰는 걸 느낀 적이 있다. 오래전 썸을 타던 한 여인과 노래방을 갔을 때였다. 그때 분명 나는 미쳤었다. 내 감정에.... 허락을 받지 않고 노래를 부르고 있던 그녀의 허리를 돌려 기습 키스를 해버렸다. 


십 초 정도. 나도 그녀도, 놀람과 격정의 시간이 지나고, 화가 난 그녀에게서 초속 10미터로 따귀가 날아올 줄 알았는데, 그녀는 나의 뺨에 따귀를 날리는 대신 벌떡 벌떡 뛰는 내 가슴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신기한 듯 이렇게 말했다.


"어머, 무슨 심장이 이렇게 크고 빨리 뛰어요." 


그녀는 신기한 듯 한쪽 귀를 빠르게 뛰고 있는 내 가슴에 갖다 댔다. 그리고 우리는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마이크는 바닥에서 뒹굴고 그녀가 부르던 노래는 둘을 위한 반주가 되었다. 좁은 공간에서 내 심장은 콩닥콩닥 더 빠르게 뛰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누군가, 무언가, 상황이 좋아서 심장이 크고 빠르게 뛴 적은... 염미정의 독백처럼 나머진 항상 긴장하거나 두렵거나 불안하거나 좋지 않을 때였다. 나도 이상한가 보다.




구 씨는 어두운 세계의 중간 보스인데 사정이 있어 외지에 숨어 있는 듯하다. 그의 정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염기정(이민기 분), 염창희(이엘 분) 다른 커플들의 썸은 아직까지 별다른 감흥이 없다. 8화에서 염창희의 짝사랑남을 통해 한동안 푹 빠졌던 너바나, 커트 코베인의 거친 목소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나저나 8화가 다 지나도록 염미정과 구 씨는 입맞춤은커녕 손 한번 잡지 않는다. 작가님 피디 님 구씨랑 미정이랑, 서로 사귀는 거 맞나요? 두 사람의 거리는 여전히 소주 열병만큼의 간격이네요. 좀 좁혀 주세요. 추앙하고 사귄다면서 왜 그렇게 내외를 해. 근데 그래서 더 좋아. 입맞춤은 고사하고 언제쯤 두 사람이 소주병을 걷어내고 손을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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