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떠나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여행 첫날
지난 2016년 8월 14일. 12년간 몸 담았던 직장을 그만뒀다. 선생님들은 정말 <퇴사>하는 거냐고 물었지만 나는 <졸업>이라고 했다. 다른 선택지가 없진 않았지만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은 행복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말도 있듯이 쉬면서 무엇을 할까?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여행전문가는 아니더라도 국내여행은 짬짬이 다녔다. 아이들과 캠프도 숱하게 다녔다. 작년엔 청소년들과 해외여행<백두산>도 다녀왔다.
하지만 그건 업무의 연장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캠프를 기획하고 여행을 다니는 일들은 재미 있었지만, 그건 의무와 책임이 어깨를 누르는 시간이었다. 해외여행이 처음은 아니다. 그렇지만 여행사나 가이드가 없는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행일정을 짜는 것부터 여권 만들기, 항공권 예약, 현지숙소 예약, 비자신청, 공항에서 탑승 수속과 출입국 심사, 스마트폰 유심교체까지. 심지어 짐을 싸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 일주일간의 캄보디아 여행을 위한 짐들이다. 캐리어, 백팩, 그리고 어깨가방. 노트북, 카메라. 현지에서 사용할 달러도 단위별로 환전했다.
8월 28일(월) <인천-씨엠립> 오후 7시 15분 비행기를 탔다.
비행장을 천천히 이동하던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속도를 내자 내 몸이 붕 떴다. 잠시후 귀가 먹먹했다. 공항을 이륙하자 해외여행을 한다는 설레임은 미세한 불안으로 바뀌었다. 혼자였다. <씨엠립공항>에 도착하기까지 머릿속엔 혼자라는 생각뿐이었다. 공항픽업이 안 나오면, 예약한 숙소와 연락이 안되면. 비행내내 불안함이 끊이지 않았다. 공항에서 로밍을 하지 않은 것도 후회되었다. 도착 예정 시간이 밤 11시다. 현지에서 유심(칩)을 살 시간이 없을것 같았다. 믿을 거라곤 네이버카페<cafe.naver.com/angkornet>의 주인장<죽림산방>의 카톡아이디와 사전에 요청한 <공항픽업>이었다.
비행기는 밤 11시경 <씨엠립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나는 공황상태였다. 잠시였지만 국제미아가 된 기분이었다. 다른 여행객들은 여행사에서 나온 직원이 들고 있던 피켓쪽으로 향했다. 나는 십여분간을 공항에 홀로 선 채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다. 수하물로 부친 캐리어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출입국 심사는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공항 한켠에 사람들이 줄을 선 곳으로 갔다. 입국비자를 받으려는 줄이었다. 출국전 캄보디아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았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출국심사장과 수하물 받는 장소를 찾았다. 여권, 비자, 입국신고서. 출국 절차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 캄보디아 <씨엠립공항> 내부 전경이다. 공항은 크진 않았지만 최근에 새로 지었는지 깔끔했다. 출국장과 수하물 찾는곳을 몰라서 한동안 멍한 상태로 서 있다가 사람들에게 물어서 출국장을 나왔다.
출국장엔 삼사십명 정도 되는 한국인과 현지인이 하얀 종이에 픽업을 해야 할 사람들의 이름을 들고 서 있었다. 그들 중간쯤 A4용지에 <김인철>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남자가 보였다. 숙소<앙코리안게스트하우스>에서 픽업을 나온 현지인이었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처음 보는 외국인 남자에게 다가가서 포옹을 할 뻔 했다. 밝은 미소를 선사한 그는 내 캐리어를 힘차게 들더니 앞장을 섰다. 봉고차에 캐리어를 실은 그는 픽업 할 사람이 한명 더 있다면서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잠시후 사내 한 명이 차에 탔다. 서른은 넘은듯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다. 여수에서 왔다던 그는 내게 혼자 여행을 온거냐고 물었다. 그도 얼마전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혼자서 여행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제법 많은 나라를 여행했다. 숙소는 달랐다. 그가 먼저 내렸다. 그는 내게 카톡아이디를 물으며 내일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했다. 벌써 여행 친구가 한명 생겼다.
▲ 일주일간 머물렀던 <앙코리안게스트하우스> 전경이다. 싱글 숙박료는 하루 15달러. 조식<한식>포함이다. 오전엔 로비에서 샴고양이 가족들과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