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나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

신과 함께 떠나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여행 셋째 날

by 김인철

올드마켓(전통시장), 나이트마켓(야시장), 그리고 펍 스트리트


여행 셋째 날이다. 오늘부터 자유여행이다. 아침을 먹고 로비에서 샴고양이 가족들과 놀았다. 날씨가 더운 탓일까? 이곳의 동물들은 개나 고양이나 소, 그리고 원숭이까지 느긋하다. 슬로비디오를 보는 느낌이다. 로비에서 여행기를 기록하고 있는데 숙소 주인 <죽림 산방>이 오늘 일정을 묻는다. 오후에 <올드마켓>을 갈 예정이라고 했더니 그곳은 관광객을 위한 시장이고 현지인들의 실생활을 보고 싶으면 <싸르>라는 곳을 가보라고 추천해준다. 시간은 많다. 일단은 올드마켓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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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엠립의 펍 스트리트 씨엠립 시내에 있는 펍 스트리트다. 낮에는 한산하고 조용하지만 밤이 되면 여행자들과 캄보디아의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 김인철


시내 어딜 가든지 툭툭이 천지다. 횡단보도가 거의 없다 보니 길을 건너기 위해선 좌우를 신중하게 살펴야 했다. 툭툭이 기사들의 호객행위는 끈질기다. 올드마켓 2달러. 노노 1달러. 기사와 하루 종일 같이 다니는 비용은 15~20달러 사이인데 값은 흥정하기 나름이다. 영어를 못해도 단어만 말하면 대충 알아듣는다.


숙소에서 나와서 지도를 보며 <올드마켓>까지 걷고 있는데 아까의 기사가 따라오더니 1달러에 태워주겠단다. 툭툭이를 탔더니 금방이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던 기사는 내일은 뭐할 건지 묻는다. 내일은 <앙코르와트>를 한번 더 가볼 예정이다. 자기와 같이 다니자고 한다. 흥정을 했다. 15달러를 부른다. 오후에 갈 거라고 했더니 13달러를 부른다. 노노. 11달러. 오케이 오케이. 기사에게 연락처를 받고 내일 출발 한 시간 전에 전화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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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물어 <올드마켓> 안에서 쌀국수를 파는 식당을 찾았다. 한 그릇에 2달러다. 외국인 여행객 둘이 옆에서 쌀국수를 먹고 있다. 옆에 있던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하이!" 오늘 아침에 독일에서 왔단다. 맛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굿!" 그런다. 내게도 맛을 묻는다. 엄지를 치켜들며 "굿!"이라고 했지만 사실 별로였다. 고기는 잡냄새가 심했고 국물에선 특유의 향신료도 났다. 건더기만 먹고 국물은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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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한국의 역사나 대통령을 아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독일 총리 <메르켈>을 안다고 했더니 싱긋 웃는다. "Then, How about North korea, 김정은?" 물었더니 둘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음. 이건 뭐랄까? 국제적 인지도는 역시.


캄보디아의 뜨거운 열기는 밤에도 여전했다. 숨이 턱턱 막혔다. 저녁에 <올드마켓>에서 창수를 다시 만나기로 했다. "헤이. 어디가? 나이트. 마사지." 도로의 툭툭이 기사들은 삼십 초마다 알 수 없는 손짓을 하며 반말을 던졌다. 씨엠립의 <나이트마켓>은 낮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다. 낮에 보았던 한적함은 사라지고 현지의 젊은이들과 여행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가는 곳마다 유쾌함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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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는 모두 개방형이다. 식당이나 술집엔 대부분 에어컨이 없다. 창수는 캄보디아는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서 이웃나라 <태국 등>에서 수입을 한다고 했다. 덥다. 정말 덥다. 계속 걸었더니 배도 고팠다. 술과 음식을 파는 가게를 찾아 들어갔다. 어딜 가나 맥주는 맛있고 안주는 저렴했다. 시원한 맥주를 곁들이며 현지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음식은 기름지고 향신료가 났지만 먹을만했다. 배가 부르다. 얼굴이 붉어진 창수와 나는 다시 휘황찬란한 <나이트마켓> 거리를 배회했다.


캄보디아의 한<나이트클럽>에서 여신을 만나다.

잠시 걸었을 뿐인데도 온 몸에서 땀이 스멀스멀 솟아났다. 창수는 내일 출국이다. 그는 여행 마지막 날을 방에서만 보낼 수는 없다며 이 순간 모든 에너지를 발산할 것처럼 거리를 배회했다. 걷다 보니 어느새 <펍 스트리트>에 들어섰다. 거리는 여전히 여행자들과 캄보디아의 혈기 넘치는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자정이 되어도 식지 않는 밤의 열기와 사람들의 열정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서 꿈틀대는 거대한 유기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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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캄보디아의 나이트마켓이 열리는 펍 스트리트 ⓒ 김인철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귀를 울렸다. 꽃과 꿀을 찾는 나비처럼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었다. 나이트클럽이다. 나는 망설였지만 창수는 어느새 입구에서 직원들에게 신분증을 보여주고 있었다. 클럽 안에 크고 작은 조각상이 모셔져 있다. 클럽과 신앙, 종교. 귀를 뚫어 버릴 것 같은 현란한 사운드. 삶과 종교가 일치된 나라. 신과 인간이 현란한 빛과 싸이키 델릭 한 사운드로 가득한 클럽 안에서 묘한 조화를 이루는 풍경이랄까? 이방인의 시선에겐 생경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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