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나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

신과 함께 떠나는 캄보디아<앙코르와트>여행 넷째날

by 김인철

샴고양이 가족과의 즐거운 놀이시간

넷째날 아침이 밝았다. 한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의 좋은점은 아침을 한식으로 먹을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 아침 메뉴는 된장찌개였는데 냄비에 담긴 된장찌개 안에 건더기가 푸짐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로비에서 믹스커피를 마시며 쉬고 있는데 샴고양이 한 마리가 어슬렁어슬렁 다가오더니 종아리에 제 얼굴과 몸을 부벼댄다. 사방에서 한마리 두마리 나타나더니 나를 에워싼다. 순식간에 샴고양이 가족에게 포위되었다. 샴고양이 가족과의 아침 놀이는 이번 여행에서 중요한 일정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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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리안게스트하우스 숙소인 앙코리안게스트하우스에서 샴고양이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김인철


오후에는 창수와 함께 <앙코르와트>를 다시 갈 예정이다. 창수는 오늘 계획했던 톤레삽<동양최대의 호수> 투어일정이 취소되었다. 어제 연락처를 미리 받았던 툭툭이 기사에게 전화를 해서 오후 1시에 숙소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오전 11시경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한 창수가 짐을 한가득 들고 찾아왔다. 오토바이를 반납하고 걸어서 왔다는 창수는 이마에 땀을 뻘뻘 흘렸다. 그는 오늘밤 비행기로 출국할 예정이다.


창수와의 동행으로 일정이 변경되었다. 툭툭이 기사는 어제 약속과 다르다며 추가 요금을 요구했다. 20달러. 앙코리안 사장님은 15달러면 충분 하다고 했다. 노노 15달러. 협상은 난항이었다. 결국 창수의 공항 샌딩은 없던걸로 하고 원래대로 11달러에 합의를 했다. 가격 문제로 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지켜보던 창수는 내가 영어로 말다툼하는 모습이 꽤 재밌었단다. 생각해 보니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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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르와트 앙코르와트ⓒ 김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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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르와트 앙코르와트 전경ⓒ 김인철


날은 맑았고 하늘은 파랗다. 흰구름마저 투명했다. 첫날과 달리 오늘은 사원에 현지인들이 많지 않았다. 평일이다. 현지인들에겐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후손들에게 위대한 문화유산을 남겼지만 지금은 최빈국중 하나인 캄보디아 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란다.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임을 감안하더라도 여행자들에게도 입장료가 결코 싼편은 아니다. 한달 월급이 100달러 정도인 현지인들에겐 더욱이 그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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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르와트 앙코르와트ⓒ 김인철


풍경이 익숙해지니 여행자들의 특성이 보인다. 가이드가 인솔하는 단체여행자들은 대부분 아시아계다. 공항에서나 유적지에서나 백인들은 가벼운 배낭과 편한 옷차림으로 혼자서 다니거나 두세명이 자유롭게 다닌다. 휴가가 보통 2주 이상인 그들은 좀처럼 서두름이 없다. 여행을 하는 모습에서도 각 나라마다 문화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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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르와트 앙코르와트 사원 입구ⓒ 김인철


캄보디아의 전통시장 <싸르>를 가다.

내일 출국이다. 오늘 아침 메뉴는 김치찌개, 메추리알, 마늘, 양파절임, 그리고 잘 익은 깎두기였다. 배가 부르니 행복하다. 오후엔 어제 사장님이 알려주신 <싸르>를 다녀 올 예정이다. <올드마켓>보다는 멀었다. 툭툭이로 3달러. 이십분 남짓 걸렸다. <올드마켓>과 <나이트마켓>이 여행자들을 위한 곳이라면 <싸르>는 캄보디아인들의 실생활을 엿볼수 있었다. 시장 안쪽은 상인과 손님들로 붐비었지만 <올드마켓>에 비하면 분위기는 차분했다. <올드마켓>의 직원들처럼 호객행위가 심하지 않아서 편했다. 성남의 모란시장이나 중앙시장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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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전통시장 '싸르' 시장입구ⓒ 김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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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전통시장 '싸르' 옥수수를 파는 아주머니ⓒ 김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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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씨엠립의 전통시장 <싸르>ⓒ 김인철


아이들이 시장 안쪽 골목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놀고 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카메라 셔터를 몇 번 눌렀더니 셔터 소리에 놀랐는지 아이들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우르르 몰려오더니 카메라를 신기한듯 만져본다. 아이들이 찍힌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한 아이가 신기한듯 검지 손가락으로 자기의 모습을 가르키며 까르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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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전통시장 <싸르> 캄보디아의 전통시장 '싸르'에서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있다. ⓒ 김인철


잠시후 북적이는 시장을 벗어나서 한적한 교외로 빠졌다. 하지만 그곳도 대부분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다. 공사중인 곳도 많다. 건물 외벽이나 대문엔 <FREE WIFI>가 붙어있다. 이층 건물 베란다에 벌거벗은 아이와 엄마 그리고 한 여성이 나를 내려다본다. 카메라를 보이며 한컷 찍어도 되냐고 했더니 아이 엄마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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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의 일상 캄보디아의 일상ⓒ 김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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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전통시장 <싸르> 시장을 벗어나 한적한 교외로 빠졌다.ⓒ 김인철


"외국을 한두군데 다녀보면 다른 점들만 보이지만 한 60개국 정도 다녀보면 같은것만 보인다"

매일 아침 라디오에서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씨가 몇년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한 말이다. 삶이, 생각이 단순해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어딜가든 배가 고프면 무언가를 먹어야 하고, 버스를 타려면 돈을 내야한다는 것. 하지만 이번이 고작 두번째인 나에겐 다른 점보단 같은 점들이 더 많이 보인다. 어딜가든 하늘은 파랗고 아이들은 귀엽고 코카콜라와 삼성전자의 로고는 크고 선명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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