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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싶다

고민 끝에 발전한다

by 그리여

서이는 하루하루 지쳐가는 거 같았다. 일은 하면 할수록 힘에 부치는 모양이었다.

퇴근하면 밥 먹기가 무섭게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서 공부를 한다.

너무 진지한 표정으로 공부하니까 말도 붙이기 힘들다.

그러다가 서이가 조금의 여유가 생겨 이런저런 대화를 하게 되었다.


맘 : 근데 서이야! 니가 하는 일이 정말 좋은 일인 게 사람들이 돈을 벌고 나서 예민한 게 세금이거든. 누구든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돈을 벌고 급여를 받으면 세금을 떼잖아. 연말정산하면서 세금을 줄이고 싶어 하는데 너네가 그런 걸 도와주는 거잖아. 중요한 일을 하는 거지

서이 : 그런데 나는 여기서 뭔가 아는 게 많지 않으니까. 그냥 알려준 대로 하는 것보다 나는 온전히 내가 내 머리를 써서 알려주고 싶은 거야!

맘 : 물론 그렇겠지 지금은 니가 그 단계가 안 되지만 앞으로는 된다는 거지.


서이 : 그게 나는 여기서 이런 부분에 있어서 얼마만큼 성장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아져

맘 : 원래 너같이 생각이 많은 사람이 깨달으면 잘하지

서이 : 초등학교 구구단부터 나는 숫자와 친하지 않았어 가지고

맘 : 이건 숫자하고 친하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닐까? 어설프게 알고 덤비는 거보다 부족한 부분을 공부해서 보완하고, 미리 알고 덤비는 게 낫지


서이 : 너무 모르는 단어도 많고

맘 : 당연한 거 아니야?

서이 : 일부터 열까지 소명이라는 단어도 모르겠고, 어려운 단어가 너무 많아

맘 : 그걸 다 알았으면 너는 이미 경력자지! 차차 반복적으로 쓰다 보면 자연히 알게 될 거야


우리나라 말이 어렵긴 하지. 한 단어에도 뜻이 여러 가지고 발음에 따라 뜻이 달라지기도 한다. 지역마다 다르기도 하고, 한국인이라도 뜻이 어려운 단어가 있을 거고 아무튼 한국 사람이니 이렇게 잘 쓰는 거지. 만약 외국인의 입장에서 공부한다고 생각하면 무척 어려울 것 같긴 하다.


서이 : 심지어 내가 담당하는 대표랑 전화하는데 대표가 나보다 더 많이 아는 느낌이지

맘 : 당연히 그 사람은 많이 알아야지! 알아야 사람을 부리는 거지

서이 : 물론 그렇긴 한데 어쨌든 나는 여기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그 사람한테 정보를 줘야 되는 사람인데, 내가 정보를 줄 수 없다는 거에 대해서 속상하고, 아는 게 많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거지

맘 : 니가 2년 경력이었으면 많은 정보를 줬겠지. 2주니까 못 주는 거야

서이 : 그냥 그런 생각을 하고 살아

맘 : 넌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서 늘 생각하니까 앞으로 많이 성장할 거야. 우리말은 한자어가 많으니까 틈이 나는 대로 한자공부도 좀 해보렴

서이 : 어릴 때 하고 안 해서 잘할까 모르겠어. 노력해 볼게

맘 : 니가 자주 쓰는 단어 위주로 시작하렴. 한자뜻을 알면 단어는 자연히 알게 되는 거지


졸업하면 공부를 안 해도 될 줄 알았겠지 하지만 이제부터 진짜 공부가 시작되는 거란다

'삶이란 공부의 연속'이란 걸 살면서 점점 더 깨닫게 되겠지


서이 : 내가 이 일을 앞으로 오래 할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사람이 뭐라도 해 봐야지 경험이 생기는 거고 해 봐야지 실패를 해도 나중에 그게 다 자산이 되고, 뭐든 배워두면 나쁘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해. 인생 길잖아

맘 : 너는 2주 만에 철학을 얻었구나

서이 : 근데 오래 다닐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못하겠어 솔직히

맘 : 지금이야 그렇겠지


서이 : 앞으로 나의 단기목표는 1년만 버티자! 장기목표는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게 뭘까? 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는 거지

맘 : 와 내가 다 놀랍다 2주 만에 넌 이미 철학을 했어. 많은 깨달음이 있었구나!

서이 : 원래 나는 이런 깨달음을 많이 얻는 스타일이야

맘 : 분명한 건 이런 깨달음이 없는 사람은 발전이 없다는 거지

서이 : 근데 엄마 나는 무슨 일을 하든 일단 깨달음을 많이 얻는 스타일이야. 다만 그걸 실천을 하지 않는다는 거지

맘 : 하지만 앞으로는 실천하는 인간으로 바뀌어야 할 거야. 왠 줄 알아? 넌 이제 알바생이 아니고, 이미 니가 하는 일을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 직장인으로 한 발짝 나아갔거든

서이 : 그래야 할 텐데

맘 : 너는 어쩌면 이 일이 적성에 맞을 거야! 아직 니가 못 깨달은 거지


막내는 2주간의 직장생활을 하고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서 깊은 고심에 빠져서 많은 고민을 한다.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가 된다.

본인은 그런 자신이 불안하겠지만, 잘하고 싶어 하는 막내를 보면서 나는 왠지 그래서 더 믿음이 간다


고민하지 않는 자는 발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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