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감성/손편지를 꺼내보며 3

웬 편진가 의아했을 거야. 1999년에서 2000년으로..

by 그리여

언제나 명랑하고 언니가 없던 내게 친언니처럼 잘해주던 언니가 보내준 편지가 있었다

언제 이런 걸 받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생각보다 친구들과 많은 손 편지를 주고받았었던 거 같다

그중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의 편지가 있어서 새삼 놀랍기도 했다

마치 보물을 찾은 듯 벅차다


ㅇㅇ에게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아니 새로운 세기가 다가오고 있구나 잘 있었지?

웬 편진가 의아했을 거야 손가락만 성하다면 편리한 전화가 있는데 말야

난 가끔 친구들에게 편질 쓰거든

한 세기를 보내며 새삼 뒤를 돌아보는데 문득 네가 떠오르더구나

열심히 또 성실히 살아가는 네 모습이 내게는 새롭고 신선한 충격이었단다.

너를 알고 지냈던 시간 또 너의 신랑과 너의 귀여운 아이들을 새롭게 만나고 "인연"이라는 끈으로 연결돼 지금 이날까지 온 것이 내겐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해.

많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잖니

헌데 우린 얼마나 아름답니? 언제나 서로를 걱정해 주고 만나면 또 얼마나 즐겁니?

ㅇㅇ야!

어떤 땐 난 네가 무척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해

열심히 사는 너의 모습에서 나의 뒤를 보게 되고 내 미래를 설계도 하게 되거든

모쪼록 건강하고 지금처럼 아니,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열심히 건강하게 살아줬으면 좋겠다

우리 열심히 살자! 안녕~~

새로운 세기를 맞으며

너를 아끼는 ㅇㅇ 언니가

P.S. 너의 가정에 늘 "행복"이라는 "행운"이 함께 하길 빌게ㅡ.


뭐든 열심히 하는 편이다

그래서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

뭔가 약간은 기운이 빠져 있었는데,

언니가 보준 오래 전의 편지를 보고 힘을 받는다

시간을 거슬러 그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보려 해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고 집중하다 보니 어느 순간 잊혀진게지


언니의 편지는 타임머신을 탄 듯 그 시절의 나로 되돌려 놓았다. 뭐가 그리 좋았는지 많이 웃고, 별거 아닌 것에도 즐거워했던 거 같다

열정은 피곤하고, 의욕은 몸이 따라주지 않고,

웬만한 일이 아니고는 큰 흥이 나지 않아서 열정보다는 편안함이 좋은 나이로 접어들고 있다

열정이 식으니 덜 피곤하고 오히려 좋아


20세기를 보내며 21세기를 다짐하던 그때처럼

오늘도 파이팅! 해본다

아직도 저 마음 깊은 곳에 남아서 꿈틀대는 열정의 불씨를 지펴야겠다

아직은 조금 더 피곤해져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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