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어서 낯선 하루
습하고 우중충한 날이 온몸의 신경을 적셔 팔의 통증은 마른 기침에도 심장을 쫄게 만들며 기분 나쁘게 나를 떠민다
고통에 둔감한 나였지만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아픔에는 신음이 절로 난다
비가 오면 나가기 싫은데 쉬기 위하여. 잊기 위하여. 추적추적 비 내리는 도로로 나섰다
날이 궂어 차가 별로 없는 고속도로가 낯설다. 달려~
주말에 달리는 속도감이라니
영상 2도 구간에 눈이 미친 듯이 덤빈다
3월에 보는 제설차가 낯설다
염화칼슘을 눈처럼 뿌리며 지나간다
아이쿠야! 도망가자 얼른 피해 본다
터널을 지나 영상 4도 구간에 들어서자 굵은 빗방울이 차창 위에 꽂히며 속도에 못 이긴 물방울이 위로 치닫는다
변화무쌍한 날씨에 아픈 팔의 통증을 잠시 잊었다
봄은 어디 가고 겨울이 미적대고 있는가
봄비인가 봄눈인가
오르락내리락 변덕 부리는 온도 한가운데 나는 서있다
구름은 바람에 밀려 이 산등성이 저 산등성이 물 흐르듯 유유히 넘나들며 떠돌고 덩달아 마음도 같이 날아오른다
산 위에 걸린 이불솜 같은 구름이 눈과 마음을 빼앗는다
#봄비 #눈 #겨울
#설악산 #오색약수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