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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한 날

자고 싶다

by 그리여

새벽부터 저녁이 될 때까지 내가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잠에 관련된 말이다.

잘 잤니. 안 잘거니. 언제 자. 잠이 안 온다. 얼른 자. 잠이 쏟아진다.

깨지 않고 자고 싶다. 등등

거의 모든 게 잠과 연결되어 있다.

살아온 날 돌이켜보면 잠다운 잠을 푹 잔 게 그리 많지 않았다.

늘 꿈을 꾸고 뒤척이고 잔 듯 자지 않은 듯 일어나면 꿈속에서의 일이 마치 현실처럼 생생하게 기억된다.

어렸을 때는 영화 같은 풍경에 아름다운 꿈을 더러 꾸기도 했다. 사이사이 가위눌리는 꿈을 꿔서 놀라기도 했지만 그래도 꿈이 아름다운 경우가 많았다.

언제부터인가 현실과 관련된 꿈을 꾸게 된다.

잠을 자도 자는 것 같지 않다. 잠은 또 다른 세계로 인도한다.


머리만 기대면 그래도 쉽게 잠이 드는 편이다.

피곤하니까 잠은 일찍 드는데 너무 자주 깨는 게 문제다.

그래서인지 늘 피곤함에 시달린다.

뭐가 그리 잠을 설치게 만드는 건지


주변의 소음이 귀를 괴롭힌다.

엠블란스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면 누가 또 아픈가 얼마나 가슴을 졸일까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자지 못하고, 갖가지 생활소음에 예민해져 또 잠이 깨고 그럭저럭 잘 잤다고 생각하면 겨우 두어 시간이 지나있고,

푹 자고 싶지만 생각이 많아 못 자는 날이 많아진다.


뇌에서 항상 생각이 생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뇌가 잠잠해지면 자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다 어느 순간 뇌는 잠잠해지고 잠으로 빠져든다.

규칙이 없다.


꿈속에서 신비로운 영화 같은 장면이 나온다. 판타지소설을 보는듯하다.

그래서 갑자기 또 깨게 되었다.

조잘거리는 뇌는 갑자기 글감을 떠올리고 머릿속에서 글을 쓴다.

뭐 이런!!

일어나려고 하면 이내 또 다른 생각이 몸을 누른다.

이제 자야지!라고... 눈꺼풀이 무겁다.


잘 잔다 잘 깬다

오늘은 수다쟁이 뇌가 좀 잠잠해지려나

생각아 멈추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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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갑분 글감

#잠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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