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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탁탁 새가 나무를 자꾸 치네

딱따구리예요

by 그리여

티 없이 파란 하늘

살랑살랑 부는 찬바람

산책하기 좋은 날에

어디선가 들리는 탁탁탁!!!

나무톱밥이 툭 떨어진다


'뭐지?'

올려다보니 딱따구리

열심히 나무를 쪼고 있다

제법 크다

지나가는 할머니가 나무밑에 서서 갸우뚱하며

"새가 나무를 자꾸 치네"

"딱따구리예요"

'딱따구리구나' 끄덕이신다

궁금증 해결하시고

지팡이 탁탁 치며 지나가신다


머리를 치켜들고

두 팔을 쭉 뻗어 최대한 가까이

사진에 담는다

너무 높은 곳에 있다

지나가던 모자가 멈춰 선다

엄마가 "뭐 있나?" 하자

아들이 "엄마 봐봐 딱따구리야"


뒤이어서 오던 아주머니도 멈춘다

"나무에 뭐 있나?"

고개를 젖히고 내가 사진 찍는 곳을 보신다


뒤따라 오던 꼬마도 멈춘다

"아빠 높아서 안 보여"

"기다려봐 내가 찍어서 보여줄게"


나의 행동이

여러 명 발길을 잡았다


그들이 딱따구리 찾기를 하게 만들고

난 유유히 가던 길 간다


#산책

#딱따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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