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캠핑을 가는 이유
힘든데 매주 목요일쯤이면 다시 캠핑장을 알아보는
마치 훈련 같다.
금요일 밤에 우린 몇 개 남지 않은 캠핑장을 검색해가며, 아 진작 예약했어야 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놀 때도 부지런하다 이래 가면서 놀자는 아이한테 캠핑 갈려면 엄마 (혹은 아빠)가 예약해야 하니깐 아빠 (혹은 엄마)랑 놀아라 이래 가면서 우리 이번 주는 진짜 쉴까 이래 가면서(캠핑이 쉬는 게 아니라는 무의식의 정의) 결국 예약.
예약 완료라는 말에 서로 눈빛을 교환하는데 슬핏 그때부터 미션이 되는 기분이다.
당신은 이거 이거 짐 싸 나는 이거 쌀께. 그리고 빨리 나르자 시간이 늦어져서 이웃 분들 시끄럽겠다.
짐을 겨우 싸고 나르고 알람을 새벽 5시 반에 맞추고 잠이 드는 시각이 새벽 1시다. 눈을 감은 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알람이 울린다! 당연히 눈이 떠질 리 없다!
떠지지 않는 눈을 비벼가며 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 당연히 기상시간은 미뤄진다. 10분만 10분만.. 출근 때보다도 치열하게 나 자신과 싸운다. 그러다 겨우 몸을 일으켜 먼저 씻는다. 씻어야 정신 차리지 라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이렇게까지 열심히 해야 하나 싶다. 씻고 정신을 차리면 냉장고 음식들을 아이스박스로 옮긴다. 빠트리는 건 없는지 머릿속 체크리스트의 체크박스를 누른다. 그렇지만 언제나 늘 빠진다. 단 한 번도 안 빠진 적이 없는 엉성한 체크리스트. 아이스박스가 채워질때즘 그이가 일어난다. 눈도 못 뜨고 씻으러 간다. 보고 있으면 왜 저렇게까지란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이는 운전까지 해야 하는데...
승용차에는 숨쉴틈 없이 짐이 꽉꽉 들어차 있다. 이때 써먹을라고 우리는 어릴 적부터 그렇게 테트리스 훈련을 했나 보다. 아이와 내 발아래까지 꽉꽉 찼다. 사고가 나도 짐들은 튕겨 나갈 일이 없을 거 같다.
잠든 아이는 무릎담요에 싸서 업어서 차로 데리고 간다. 흡사 피난길이 이러지 않았을까, 우린 지금 이대로 피난을 가는 건가 야반도주를 가는 건가 하긴 이상태로 어디든 가도 살 수는 있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잠결의 아이를 차에 다시 눞힌다.
해가 뜬다. 우린 출발한다.
도로에는 차들도 거리에는 사람도 꽤 많다. 자기도 그 도로에 있으면서 와 사람들 부지런하다 다들 열심히 사네 한다.
우리도 참 열심히 논다.